한달 새 우상화 가요 3개 노동신문에 게재

북한이 지난달부터 시작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반발해 연일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면서도 한편으로 김정은 찬양가를 창작해 잇달아 내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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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북한은 3월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한 달도 안 된 기간에 창작한 김정은 우상화 가요를 3개나 소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일자 2면에 '이 땅에 밤이 깊어갈 때'(차영도 작사, 김운룡 작곡)라는 제목의 김정은 찬양가를 게재했다. 이 찬양가는 "조국의 운명과 인민을 위해 심장을 바치는 김정은 동지, 한마음 따르며 일편단심 모시리" 등 김정은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내용 일색이다.

북한은 김정일 시대에도 노동신문 지면을 통해 새로 창작된 우상화 가요를 가장 먼저 선 보이군 했다. 그만큼 노동신문은 최고의 권위를 가진 주민교양 수단이다.

노동신문은 '키 리졸브' 한미연합연습이 시작된 지난달 11일에도 1면에 '운명도 미래도 맡긴 분'이란 제목의 우상화 가요를 싣고 "일편단심 충정을 다해 (김 제1위원장을) 따르자"고 주민을 독려했다.

이날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백령도 타격부대인 서해 최전방 월내도방어대를 시찰하면서 담대한 지도자의 모습을 연출한 날이다. 북한군 최고사령부도 이날부터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포했다.

이처럼 긴장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면서 외부의 위협을 빌미로 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것은 북한의 전형적인 선전선동 전략이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6일에도 '복 받은 인민의 노래'란 찬양가를 통해 "우리에겐 강하신 원수님(김정은)이 계신다"라고 주장했다.

이 노래가 소개된 날 오후도 북한군 최고사령부가 "모든 야전포병군 집단을 1호 전투근무태세에 진입시킨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 외무성은 "조선반도에 일촉즉발의 핵전쟁 상황이 조성됐음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공개통고한다"며 군사적 긴장을 극대화했다.

이처럼 군사적 긴장 상황 속에서 김정은 찬양가를 소개함으로써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수법은 작년에도 있었다.

지난해 '을지포커스'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해 김 제1위원장이 동부전선을 잇달아 시찰하던 8월 26일 노동신문은 '불타는 소원'이라는 새 찬양가를 소개했고 그때부터 이 노래는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를 통해 주민들에게 급속히 보급됐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요즘 북한을 둘러싼 대외적인 위기는 주민을 결속해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기 좋은 환경"이라며 "북한은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해 김정은 개인숭배를 압축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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