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t급 벌크선 4척 수주…연쇄 수주 가능성↑

노사 분쟁으로 얼룩졌던 한진중공업에 모처럼 밝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주력 선종인 상선의 수주 계약을 곧 맺는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은 2008년 9월 이후 55개월여 만에 상선수주를 앞두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5곳이 발주한 15만t 규모의 유연탄수송을 벌크선 9척 중 3척을 건조할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으며, 나머지 6척은 성동조선해양에 4척, STX조선해양에 2척이 배정됐다고 12일 밝혔다.

벌크선은 척당 500억 원 규모로 한진중공업은 12일 발주회사와 수주의향서 (LOI)를 체결하고 오는 5월께 본 계약을 맺게 되고, 내년부터 선박제작에 들어가 2015년 말 마칠 계획이다.

앞서 영도조선소는 2008년 9월 이후 상선 수주 실적 제로로 일감 부족에 시달려 왔다.

일감 부족은 조업 단축, 정리해고, 유급 순환휴업 등으로 이어졌으며, 2011년 정리해고 이후엔 크레인 농성, 시위버스 등으로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기도 했다.

이에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수주에 앞서 지난달 유럽선사와도 3달러 규모의 해양지원선을 건조하기로 합의했다”며 “조만간 본계약이 체결되면 회사 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상옥 한진중공업 대표노조 위원장은 “그동안 조합원들이 외국 선주에 발주를 호소하고 국회 등에 회사살리기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는데 기쁜 소식을 들으니 힘이 난다”며 “크레인 농성, 시신 농성 등으로 그동안 회사와 직원들의 고통이 심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수주를 계기로 히사가 조기에 정상화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휴업자 또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협력업체와 주변 상인들도 이를 반기고 있다.

이에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조선업 특성상 한 번 물량이 확보되면 연쇄 수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폐업 상태였던 회사 주변 식당가도 한껏 들떠 있다. 회사 주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노사가 손을 잡으니 지역 상권에도 햇살이 찾아들 조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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