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투신자살"유족과 백화점, 누구말이 진실?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죽음과 관련된 진실 공방이 과열되고 있다. 유족은 매출 압박으로 인한 자살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백화점은 사실무근이라며 맞서는 상황이다.

고인의 투신자살은 단순 개인사가 아니라 백화점 직원의 매출 압박이 실질적 원인이라는 주장을 유족들이 제기하면서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족들은 고인이 평소 백화점 매니저에게 매출 압박을 심하게 받아왔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화점 내의 다른 브랜드 직원들은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유족들과는 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다.

사건과 관련하여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21일 오후 10시경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 롯데백화점 7층 야외 테라스(흡연공간)에서 이 백화점 여성복 매장 직원으로 근무하던 김모 씨(47·여)가 20m 아래 3층 야외 베란다 화단으로 떨어져 숨졌다고 25일 밝혔다.

김 씨는 직원들이 퇴근한 지 1시간이 지난 후 아무도 없는 틈을 타 난간을 넘어 투신했다. 김 씨는 백화점 휴무일인 다음날 오후 12시반경 순찰 중이던 보안실 직원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26일 오후 A씨의 동생과 관리급 대리 등 백화점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다고 했다. 매출 실적 압박에 따른 스트레스가 있었다는 유족 측의 주장에 대해 수사에 나선 것이다.

앞서 경찰은 고인이 펜션 사업 등을 통한 개인적인 재정 사정으로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그러나 고인이 죽음 직전 동료와 매장 관리자 등 30여명이 함께 대화하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대리님, 사람들 그만 괴롭히세요. 대표로 말씀 드리고 힘들어서 저 떠납니다"라는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자 고인의 죽음과 관련된 배경에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고인의 딸인 정모(22)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엄마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며 "너무 억울하고 슬프고 힘이 들어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다고 밝히고 엄마가 일하던 백화점에 매니저가 새로 들어와 엄마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줬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매니저가 "매출 압박은 물론 심지어는 가매출을 하라고까지 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로 인해 엄마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며 엄마의 죽음이 결코 백화점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백화점 측에서 2억원의 합의금을 받았다'는 것과 '매니저에게 욕설을 보냈다' 등의 내용은 모두 허위 사실이라고 했다. 그녀는 또 엄마를 괴롭히던 매니저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백화점을 다니고 있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고인의 딸인 정모씨는 "엄마가 돌아가신 것이 너무 힘들다며 특히 엄마의 죽음과 관련하여 이렇게 왜곡되는 것이 더욱 더 힘이 들고 너무 억울하고 슬프고 힘이 들어서 글을 올리게 됐다고 했다. 이 글이 퍼져서 저희 엄마의 억울한 죽음이 풀리고 매니저에 대해서도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고인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26일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은 직원의 죽음과는 무관한듯 평상시와 같았고 다만, 고인이 자살한 백화점 7층 화단에는 '보수 중이며 조속히 조치하겠습니다'라는 팻말과 함께 외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고 한다. 유족이 고인을 자살로 내몰았다고 주장하는 백화점 매니저는 이틀 전부터 백화점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백화점측은 밝혔다.

유족들가는 달리 백화점 타 브랜드 직원들은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다. 타 브랜드 매니저 김모(36)씨는 "고인의 매장이 백화점에 들어온 지 두 달 밖에 안됐고, 해당 매니저도 여기 온 지 한 달 됐다며 이제 업무릃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 매니저 얼굴을 본 것도 20여일이 안되는데 백화점 매니저 때문에 자살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고 했다.또한 함께 메시지를 받은 30여명 모두가 매출 압박이라고 여기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매장 브랜드 매니저 성모(34)씨는 "백화점 파트 매니저는 30개 이상의 매장 매출을 관리한다고 했다.하지만 매니저는 백화점 소속일 뿐 고인을 비롯한 각 브랜드 매니저들이 매장 매출의 6~10%의 매출을 가져가는 구조라고 설명한뒤 고인의 매장 매출은 신규 점포 치고 잘 나오는 편이였기에 백화점 매니저의 매출 압박에 자살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백화점 관계자 역시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고인의 죽음이 백화점과 연관됐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