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 꿀단지 된 "공기업 판공비"

공기업 기관장들의 무개념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빚더미에 올라있는 공기업 기관들이 기관장 판공비로 연간 최고 1억원 가까이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국민의 혈세를 물쓰듯이 한다는 비판여론이 들 끓고 있다.

1일 공공기관 통합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www.alio.go.kr)에 따르면 295개 공공기관 기관장들의 지난해 업무추진비 집행금액은 총 63억4300만원에 달한다는 보고가 나왔다. 이는 전년 대비 1.1% 늘어난 것이다. 평균으로 따지면 2150만원이지만, 기관별 차이가 커서 1억원까지 지출한 곳도 있다.

업무추진비는 통상 관계기관과의 업무 협의, 간담회, 고객 행사 등 공무 처리에 드는 비용을 말하며, 직원 경조사비도 포함된다.

공공기관별로는 정정길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가장 많은 960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때 대통령실장을 지낸 정 원장은 취임 첫해인 2011년 4500만원을 썼으나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경비가 2배로 급증했다. 교육부 산하 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지난해 매출액 245억원에 5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 부채는 13억5500만원이나 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측은  이에 대해 “교과비 지적에 따라 부서운영비 등 기타 항목을 업무추진비 항목에 등록해 계산했기 때문이며 실제 판공비는 4700만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업무추진비 집행 금액 2위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7400만원)이며 3위는 건설근로자공제회장(7200만원)으로 각각 7000만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한국산업인력공단(6900만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6200만원), 한국장애인고용공단(5천900만원), 한국환경공단(5천600만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5천300만원) 기관장 순으로 많은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산업인력공단은 지난해 205억4400만원의 적자를 냈고, 부채만 1636억7700만원에 달한다. 장애인고용공단은 55억3800만원의 적자에 358억5400만원의 부채를 갖고 있다. 지난해 46억44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산업안전보건공단은 부채가 802억5100만원에 달한다.

한편, 한국투자공사는 지난해 기관장 연봉을 1년 전 대비 1억 6200만원 올렸고 한국공항공사와 한국정책금융공사는 5696만원과 4000만원을 각각 인상하는 등 공공 기관장들은 염불보다는 떡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것으로 보인다.또한 공기업들의 방만 경영이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비판도 더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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