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광주 5·18 국립묘지에서 열린 광주 5·18 민주화 운동 제33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인사는 물론 서로 악수도 하지 않고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경쟁적 관계에 돌입해야 하는 민주당과 안 의원의 현재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 아니냐는 정치권의 분석이 나온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4일 김 대표가 당 대표로 당선된 뒤 처음이다. 지난달 24일 재보궐 선거에서 무소속 의원으로 당선된 안 의원은 박기춘 전 원내대표 등 민주당의 지도부는 예방했지만 김 대표 취임 이후에는 딱히 인사를 하러 오지 않았다.

대신 안 의원은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인재 영입의 조건까지 내걸기에 이르렀다.

김 대표 역시 안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 ‘경쟁적 동지’ 관계를 강조하며 자신에게 덧씌워진 ‘친안(親安)’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민주당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김한길이 당 대표가 되면 안철수에게 민주당을 갖다 바칠 것”이라는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김 대표는 지난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안 의원이 먼저 전화를 걸어온다면 그때는 받겠지만 당분간 내가 먼저 안 의원에게 전화를 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90년대 방송 활동을 할 때부터 프로그램을 통해 안 의원을 잘 알고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를 속내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안 의원을 민주당으로 흡수해야 자신이 살 수 있는 김 대표와, 민주당의 대안 세력으로서 제 3신당의 정치적 입지를 다짐으로써 정치적 활로를 찾아야 하는 안 의원과의 불편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이들이 야권의 맹주 자리를 두고 벌이는 기싸움은 오는 10월 재보궐 선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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