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사장 후보자 ‘끼워넣기' 낙하산 인사 안되길

 추천위 1차 회의 결과 무시, 면접 대상자 선발 과정서 국토부 차관 출신 추가하는 무리수로 구설수에 올라

인천공항의 사장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추천위원회가 도마위에 올랐다.이번에 위원회에서 사장으로 추천한 인사들을 보면 후보자가 국토교통부 전 고위직 관료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인천공항 제 5대 사장을 공개 모집했다. 19명이 응모했으며, 이 중 4명이 지난 16일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자로 선정돼 국토부에 추천됐다고 위원회가 19일 밝혔다.

위원회가 추천한 4명의 사장 후보자는 정창수 전 국토부 1차관과 김한영 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그리고 국토부 출신으로 현재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인 이영근씨이다. 이들 3명은 모두 국토부 전 관료 출신이다.

인천공항 사장 응모자 19명 중 국토부 출신 3명이 응시해 3명모두 추천되어 100% 사장 후보자가 된 셈이다. 인천공항 안팎에서는 갑’인 국토부가 산하 공기업인 ‘을’인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인력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나머지 1명은 최광식 한국도심공사 전 사장이다.

이처럼 공황 안팎에서 후보자 추천과 관련하여 말들이 많은 이유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사장 후보를 뽑는 과정에서 1차 회의 결과를 무시하고 국토해양부 차관 출신을 추가로 끼워넣기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인천공항공사 사장 인선 과정에서 정부나 정치권의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계속해서 꼬리를 물고 있다.

인천공항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14일 회의를 열고 차기 사장 후보자 선정 기준을 결정했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사장 후보 공모에 서류를 제출한 19명 중 5명을 뽑아 면접을 실시하고 이 중 3명을 사장 후보자로 뽑기로 했다고 한다.

임원추천위원들은 이날 면접 대상자 5명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1차관을 공항사장 후보자에 포함시킬지를 둘러싸고 논의를 거듭했다고 한다. 정 전 차관이 부산저축은행 사건 당시 2억원을 미리 인출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결국 임원추천위원들은 정 전 차관을 빼고 5명을 선정했다.

당시 임원추천위원회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의하면 “정 전 차관은 토지·주택 전문가로 부산저축은행에서 2억원을 사전 인출한 의혹이 제기됐다“고 한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원추천위원회가 윤창중 전 대변인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 전 차관을 배제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나 공항공사로부터 “정 전 차관에 대한 사실확인 결과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는 연락을 받은 추천위원회는 결국 다시 회의를 소집해 면접 대상자를 5명에서 6명으로 늘렸다. 불과 몇시간 만에 면접 대상자를 1명 더 늘린 것이다.

결국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16일 6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했다. 임원추천위원들은 최종 후보자 3명 중 2명은 쉽게 결정했다. 그러나 마지막 1명을 뽑기 위해 정 전 차관 등 2명을 대상으로 표결을 벌인 결과 쉽게 후보자를 결정 할 수가 없었다. 3차례나 표결을 했지만 3 대 3 동수가 나왔다. 임원추천위원회는 4번째 표결에서도 동수가 나올 경우 4명을 추천한다는 원칙을 정해놓고 표결을 벌였으나 또다시 동수가 나와 4명을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다.고 한다.

추천위가 국토부 장관에게 추천할 4명의 사장 후보자는 정 전 차관을 비롯해 김한영 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국토부 출신으로 현재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인 이영근씨 등 국토부 관료 출신이 3명이며 나머지 한명은 최광식 한국도심공항 전 사장이다.

국토부 장관은 21일 임원추천위원회가 결정한 4명의 후보자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이 중 2명을 선발해 청와대에 추천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사장을 임명한다.

이번 추천위의 후보 선정 과정을 두고 인천공항공사 내부에서는 사장 후보자 선임에 정부나 정치권이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는 공기업 사장에 전문성과 낙하산 배제 등 국정철학을 공유한 인선을 하겠다고 누누히 말해왔다며 그러나 이번 인천공항 사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특정 인맥과 측근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임원추천위원회가 이례적으로 두 번 열린 것은 정 전 차관이 진짜 범죄 행위를 했는지 진위를 따지기 위한 것이지 사장 후보자를 끼워넣기" 위한 것이 아니라 면서 “임원추천위원 모두가 동의해 4명을 추천했으며 절차와 법률상으론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선임을 투명하게 하여야 한다. 4조9000억원이 투입되는 인천공항 3단계가 올해부터 시작되는 만큼 도적적으로 흠이 있고, 항공·교통과 관계없는 인사는 사장 인선에서 배제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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