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성적에도 주관식 만점…사실 확인 후 학부모 소환 조사


▲지난 28일 저녁 서울 강북구 영훈국제중학교에서 검찰이 압수수색한 상자를 트럭에 싣고 정문으로 나가고 있다

영훈국제중학교 부정 입학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13)이 결국 학교를 자퇴할 예정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 측은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대상자로 영훈국제중에 입학한 아들이 논란을 빚자 그동안 학교 측과 대책을 논의해오다 학교를 자퇴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훈국제중 1학년에 재학 중인 이 부회장의 아들은 지난 29일 자퇴서를 제출하고, 학교에 등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신성식)은 28일부터 입시 비리 의혹을 수사중에 있다.

이 부회장은 영훈초등학교를 졸업한 아들이 같은 재단인 영훈국제중의 신입생 모집에서 한부모가정 자녀 자격으로 사회적 배려자 전형에 지원해 합격한 사실이 지난 1월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서울시교육청이 영훈국제중의 입시 비리 의혹을 감사한 뒤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최근에는 이 부회장 아들이 낮은 교과성적에도 불구하고 주관식 채점영역에서 만점을 받아 합격권에 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영훈국제중과 함께 영훈초등학교, 영훈고등학교, 영훈학원 법인, 이사장 자택 등 16곳에 대해 압수 수색을 했다. 압수 수색에는 검사와 수사관 등 40여명이 투입돼 80여 상자의 서류와 컴퓨터 자료를 확보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고등학교를 포함한 이유에 대해 영훈중과 연결된 사안이 있어 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영훈초등학교의 국제중 입시와 관련된 성적 조작(업무 방해)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 고등학교에 대해서는 교육청에서 고발한 23억 2700여만원의 업무상 배임 횡령 혐의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영훈국제중의 2013년 입시 관련 자료뿐만 아니라 이전 연도의 입시 자료도 교육청에 요청해 넘겨받았다.

특히, 검찰은 28일 이 부회장 아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입시성적을 조작한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 학교 행정실장 A(54) 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입학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번 사건의 내막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는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한편 김형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은 28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영훈국제중 관계자에게 올해 부정입학했을 가능성이 있는 학생 3명 중 이 부회장의 아들이 있는지 확인한 결과 ‘그렇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이 관계자가 평교사는 아니며 영훈국제중 입학전형 자료에 접근할 권한이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삼성의 한 관계자는 “교육청의 감사 결과 등에 상관없이 학교를 다니기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국내와 해외의 학교를 알아봤다”며 “최근 일고 있는 부정입학 의혹이 자퇴의 계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학교 측과 협의해 자퇴서를 제출했으며, 현재는 자퇴에 따른 행정처리만 남아 있어 사실상 자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금품이 오간 정황이 확인될 경우 학부모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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