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검거된 이후 성범죄 전과자 기록 알게돼 수사력 낭비


▲ 1일 오후 대구 중부경찰서에서 대구 여대생 살해 피의자 조모(26·무직)씨가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조씨는 이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경찰서 형사과로 들어갔다.
경찰이 대구 여대생 살해사건의 용의자 조모(26)씨가 성범죄자 전과 기록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경북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 저수지에서 실종된 남모(22)씨의 시신이 발견돼 대구 중부 경찰서는 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나섰다.

발견 당시 남씨는 하의가 벗겨져 윗니 3개가 부러지고 몸에 멍이 든 상태였다.

경찰은 남씨 일행으로부터 클럽에서 20대 남성 2명과 어울렸다는 진술을 확보했음에도 택시기사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100여명의 경찰이 택시를 찾는데 매진했다.

앞서 검거한 택시 운전기사는 “남씨를 태우고 가던 중 애인이라며 택시에 올라탄 20대 남성이 있었다”고 진술해 다시 조씨를 유력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은 CCTV에서 조씨의 얼굴이 선명히 찍힌 화면을 확보하고도 검거 전까지 조씨가 성범죄자 전과 기록을 확인하지 못했다. 성범죄자 신상공개 사이트에는 조씨의 인적사항이 등록돼 있었지만, 지난 1일 검거한 뒤에야 알게 됐다.

이 때문에 경찰 내부에서도 범인 검거엔 성공했지만 발 빠른 공조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수사력이 낭비됐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전직 경찰관 A씨는 "부검에서 성폭행 흔적이 발견됐다면 용의선상에 올라있는 인물 중 성폭력 전과자를 먼저 조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씨는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80시간,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명령 3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경찰은 조씨를 강간살인 및 사체유기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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