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필자가 한국정치문화를 진단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위한 목적으로 개최된 한 학술회의(주제: 민주시민교육의 과제와 2010년 지방선거, 후원: 선거연수원, 세계일보)에 토론자로 참석하여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한국지방정치학회 부회장으로 동 학회 춘계학술회의에 참석하여 개회도 진행하고 한 교수의 지방선거공천문제를 다룬 논문도 토론하면서 한국정치의 현실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해 보았다.





주로 한국정치와 지방자치를 전공하는 정치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발표와 토론을 전개한 이 학술회의의 결론은 이론적인 고찰과 앞으로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에만 어느 정도의 합의와 공감대가 형성되는 성과도 있었다. 그 외의 현실적인 처방과 구조적인 모순을 극복하는 효과적인 처방전은 당장 낼 수가 없는 답답함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동학술회의 관련기사는 2010년 2월 19일자 세계일보 정치면 관련기사를 참고)



기초의원 4인 선거구제의 강화, 공천제도의 획기적인 개선, 그리고 지방 메니패스토 운동의 정착 등을 각론적인 처방으로 학자들이 제시하였지만, 본질적인 접근과는 거리가 먼 피상적인 처방이란 생각이 많이 든다.





필자처럼 현실정치에 참여를 해 본 정치학자라도 그 문제의 본질을 분명하게 느끼고 처방전도 명확하게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있지만 정작 이 문제를 논의하고 처방전을 내려는 노력의 단계에서는 무한한 답답함과 어려움을 느낀다. 구조적으로 누적이 되 어 온 이 事案(사안)을 놓고 학자들과 이론적으로 논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현실정치의 커다란 고질병을 읽을 수 있는 현장중심의 사안들에서 우리 모두가 처방전을 내는 측면에서 이해가 많이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다.





아무튼, 이와 같은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의 정치는 하루 하루 進一步(진일보)하는 과정에 있으며 언젠가는 서구선진국 수준의 맑고 깨끗한 정치,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치, 역사를 창조해가는 창조적인 정치를 우리가 갖게 될 것이란 확신은 항상 필자의 마음속에도 있다.





우리가 문제의 本質(본질)을 정확하고 분명하게 보아야 하는 소임도 매우 큰 것이다. 수 십 번 반복되는 이야기 이지만 워낙 중요한 문제를 우리가 간과해선 안 된다.





어제 필자도 토론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했지만, 지금 한국정치의 가장 큰 개혁대상은 공천과정의 투명성, 공천과정에서 불법정치자금이 통용되는 부패의 정치 고리를 끊은 작업이다. 이러한 문제는 유능한 정치신인을 효율적으로 정치권으로 불러들이는 일과도 매우 큰 연관성이 있다. 이러한 부패의 고리는 폐쇄적인 계파정치와 지로섬게임의 정치를 타파하고 相生(상생)의 정치로 가려는 노력에서 한 희망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독식과 탐욕의 정치를 지향하는 일부 저질스런 정치인들의 일그러진 정치관, 그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 민주주의 기본 운영논리를 사장시키는 본능적인 구 정치세력들의 기득권 유지전략과도 매우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있는 것이다.





한국정치가 정치지역주의와 금권정치의 담합구조로부터 나오려는 진지한 노력은 작금에 우리 주위에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떠들어대는 함량과 자질이 모자라는 구시대 정치인들의 큰 반성과 퇴진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종국에는 함량과 자질이 되는 많은 정치인들이 양심과 비전으로 새로운 한국의 정치문화를 일궈내는 힘 찬 출발에서부터 가능하게 될 것이다.





오늘도 세종시 문제로 그리고 유권자의 표만 생각하는 포퓰리즘적인 공약의 남발로 양식이 있는 많은 국민들로부터 질책과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 정치권의 고질적인 갈등 수준으로는 앞서 언급한 상생과 창조적인 정치문화의 창조는 매우 어렵다는 결론을 우리 스스로가 갖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당 나름으로 폐쇄적인 계파구조에서 많은 정치동력을 상실하고 있다. 정작 국익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놓고 토론조차 못하는 갈등과 대립의 당내 역학구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민들의 표만 훔치려는 얄팍한 계산으로 예산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검토는 차후 문제로 하고 초중학생에 대한 전원 무상급식만을 외치는 민주당의 포풀리즘적인 접근법 또한 국민들의 失笑(실소)만 낳고 있는 것이다. 진정으로 서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너무도 부족해 보인다.





진정으로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국가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더 양심적이고 정직한 정치인들이 되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박태우 박사/ 푸른정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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