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장 고려시대 불상 애초부터 우리것

일본 쓰시마시 “불상 돌려달라” 한국에 요청

일본의 절에서 보관중이다가 도난당한 후 한국에서 보관중인 고려시대 불상 반환을 놓고 양국 사이의 갈등이 심화될 징조를 보이고 있다.

교도통신이 1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나가사키 현 쓰시마 시의 타카라베 야스나리 시장은 이르면 내달 한국 문화재청을 방문해 쓰시마섬의 절 간논지에서 도난당한 ‘관세음보살좌상’의 반환을 요청할 예정이다. 타카라베 시장은 이 때 불상의 반환을 촉구하는 주민 1만6천800명의 서명 역시 전달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측에서는 이번 계획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은 상태이다.

관세음보살좌상의 복장기(불상 안에 든 기록)에 따르면 불상은 고려 시대인 1330년에 서산 부석사에 봉안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기록에 남아있지 않은 이유로 인해 쓰시마 섬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서산 부석사 측은 “고려 말기인 14세기말에 왜구가 불상을 약탈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쓰시마섬 측은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으로 부석사가 한 차례 문을 닫은 적이 있는데 이 시기에 누군가 불상을 쓰시마로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맞서고 있어 두 도시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불상은 지난해 10월초 간논지 본당에서 도난 당했다. 대전지방경찰청과 문화재청은 쓰시마섬 가이진 신사와 간논지에 있던 불상 1점씩 2점을 훔쳐 국내로 반입한 뒤 내다 팔려던 일당을 붙잡았다. 이후 대전지법이 서산 부석사가 낸 일본 이전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불상은 2점 다 국내 보관 중이다.

한편 서산시의 이완섭 시장과 타카라베 쓰시마 시장은 서로 불상을 가져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는데, 이 시장은 "금동관음보살상이 부석사에 봉안됐던 확실한 근거가 복장기록에 남아 있다"며 반드시 제자리인 부석사로 환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선 불상 반환을 촉구하는 세미나에 이완섭 서산시장이 참가했고, 서산 부석사 관음상 봉안협의회가 집회와 거리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어서 자칫 한일 두 도시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일본에서는 우익들이 "한국인들이 쓰시마섬을 뺏아갈 지도 모른다"고 일본인의 위기감을 자극해온 와중에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측이 매년 8월 쓰시마섬에서 '쓰시마 아리랑 축제' 행사의 하나로 열던 조선통신사 재현 행사를 올해 취소하기로 하는 등 감정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타카라베 시장은 반면 “불상은 수백년동안 도민들이 지켜왔다”면서 “도민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밝히면서 불상 환수의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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