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록 발췌본 열람 경위

새누리당 소속인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이 국정원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건 20일 오후 2시쯤이었다.

서 위원장이 전날 열람을 신청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본을 오후 4시쯤 국회 사무실로 가져오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때부터 서 위원장의 보좌관은 다른 정보위원 보좌관들에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먼저 여당 쪽에 통보했고, 오후 3시 7분쯤 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의 보좌진에게 연락했다. 정 의원의 보좌관에게 다른 야당 의원들에 대한 연락을 요청했다고 한다.

오후 4시쯤 국회 정보위원장실에 여당 의원들은 와 있었지만, 야당 의원들은 한명도 없었다. 여당 의원들끼리만 국정원 한기범 1차장이 가져온 발췌본을 약 40분 동안 열람했다.

야당 의원들은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갑자기 1시간도 안 남은 상황에서 그것도 간사 보좌관한테만 알리면 어떻게 제대로 연락을 받을 수 있었겠느냐"라며 "정보위는 통상 직접 의원에게 연락을 했지 보좌관을 통해 모임을 소집한 적이 없다. 또 열람을 여야가 합의한 적도 없었다"고 했다. 여당 의원들은 오후 4시 45분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여당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을 때 민주당 김현 의원이 왔고, 정청래 의원은 여당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반박 회견을 가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이 다시 불붙은 것은 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최근 발언이 발단이었다.

법사위원장인 박 의원은 지난 17일 법사위에서 '국정원발(發) 제보'라면서 지난해 대선 때 부각된 'NLL 포기' 논란이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짠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란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에 서상기 위원장이 '발끈'하면서 발췌본 열람을 다시 신청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날 국정원이 국회에 가져온 발췌본은 검찰에 제출했던 내용에 일부 다른 내용을 추가한 '새로운 발췌본'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날 회담록 원본도 함께 가져와서, 해당하는 발췌 부분이 원본 내용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해줬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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