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물론 중국·북미·인도·동유럽 등 해외에 모듈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국내 완성차업체의 현지 경쟁력을 견인하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북미 지역에서도 앨라배마와 톨레도에 이은 세 번째 공장인 조지아 모듈공장을 준공했다.

현대모비스는 유럽·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손꼽히는 북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05년, 앨라배마 모듈공장을 준공하고 현대자동차 현지 생산공장에 첨단 모듈을 공급해 오고 있다. 또한 2006년에는 북미 빅3 자동차 회사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에 섀시모듈을 공급하는 톨레도 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 인근에 약 86,300㎡(26,100평) 규모의 모듈공장을 준공하고, 기아자동차의 현지 생산공장에 공급할 자동차 3대 핵심모듈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대모비스 북미 생산공장을 총괄하고 있는 김철수 전무는 “조지아 모듈공장은 기아자동차 북미 전략차종에 들어가는 프런트 및 리어섀시모듈 · 운전석모듈 · 프런트엔드모듈 등 3대 핵심 모듈을 연간 30만대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라면서, “기존 앨라배마 모듈공장과는 자동차로 불과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134km)에 위치해 있으며, 앞으로 생산 관련 노하우를 서로 공유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조지아 모듈공장은 기아자동차 북미공장 부지 내에 건설됐다. 이에 따라 완성차 생산라인과 모듈라인을 컨베이어로 연결해, 모듈제품을 이 컨베이어를 통해 운반할 수 있도록 한 ‘터널 컨베이어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 및 기아자동차와 동반 진출한 해외공장 중에서 체코에 이어 두 번째로 이 시스템을 적용했는데, 기존에는 차량을 이용해 모듈제품을 완성차 생산라인으로 이동시켜 왔다. 현대모비스 김철수 전무는 “총 길이 약 100m에 이르는 컨베이어 시스템을 도입해, 제품 공급시간을 기존 97분에서 65분으로 35% 가까이 단축하는 것은 물론, 운송비 연간 45억 원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 조지아 모듈공장은 컨베이어 시스템 외에 생산성 향상을 위한 첨단 설비도 도입했다. 바로 모듈생산라인에서 작업자들이 제품의 조립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천정에 레일을 설치한 것이다. ‘트롤리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불리는 이 시스템을 통해, 작업자가 필요한 시간과 작업 순서에 맞게 조립에 필요한 부품이 레일을 타고 조립라인의 각 공정구간으로 자동 이동되어 작업자에게 공급된다. 이 시스템은 조립시간과 자재공급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물론, 순서에 맞춰 부품이 이동되기 때문에 다른 부품이 조립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는 등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 조지아 모듈공장은 최신 생산기술은 적용하고, 현지 시장에 적합한 제품을 설계·생산하는 현지화 노력도 적극적으로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우선, 운전석모듈은 크러스트·오디오·히트컨트롤 등 주요 전장부품을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으로 설계했다. 조수석 에어백은 전개되는 부분을 겉으로 나타나지 않아 운전석 부분의 디자인을 살려주는 ‘인비저블 패신저 에어백(Invisible passenger air-bag)’을 적용했다.

또한, 충돌 시 탑승자의 하체를 보호할 수 있는 연성 소재를 적용하면서도 품질을 동시에 만족하는 ‘무릎 하중 저감 구조’를 적용해 안전성을 제고했다. 더불어 클러스터 페이시아 부분을 가죽 재질로 감싸고, 통풍구 부분과 함께 크롬 도금으로 처리했으며, 벨트라인 부분을 메탈 톤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섀시모듈은 부품의 기능통합 및 단순화를 통해 성능을 개선하는 한편, 중량 저감까지도 실현했다. 특히 전륜 스트러트(strut) 부분을 대폭 개선했는데, 우선 종전까지 적용했던 일반 타입의 스프링을 ‘사이드로드 타입’으로 변경해 약 4kg의 중량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승차감과 쏠림 현상을 개선하는 등 차량 성능을 향상시켰다. 또한 일체형 베어링을 적용해 부품수와 중량(약 3kg)을 감소시켜 조립 품질을 향상시켰을 뿐 아니라 연비절감과 친환경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프런트앤드모듈(FEM)의 경우, 종전에는 스틸 사출을 통해 제작하던 주요 부품 캐리어(Carrier)를 GMT(Glass Mat Composite : 유리섬유와 폴리프로필렌으로 구성된 판재)라는 소재를 적용해 중량과 원가를 대폭 낮췄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기아자동차 조지아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이 짧은 시간 내에 북미 최고 수준의 자동차로 등극할 수 있도록 작업자들의 숙련도를 높이는 데도 힘썼다. 김철수 전무는 “인근의 앨라배마 공장은 물론, 국내 아산 및 울산 등지의 모듈라인에 현지인들을 파견해 현장에서 직접 부품 조립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제품의 본격 양산 이전에, 현지 생산라인에서 1,000여대가 넘는 모듈제품을 현장 작업자들이 직접 분해하고 조립하는 훈련도 거쳤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 조지아 모듈공장은 현지 작업자들의 모듈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제품 조립을 손에 익도록 함으로써 최고 품질의 모듈을 양산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처럼 현대모비스는 북미의 앨라배마와 조지아를 중심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자랑하는 모듈제품을 양산하는 공급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국제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역사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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