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경축사 전문

국회는 7.17(수) 제65주년 제헌절을 맞아 강창희 국회의장 주재로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정홍원 국무총리,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4부 요인을 비롯해 입법․사법․행정부 및 주한외교사절을 포함한 사회 각계각층의 주요 인사를 초청해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제헌절을 경축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경축식은 국민의례와 순국선열 및 호국 영령에 대한 묵념, 그리고 목요상 헌정회장의 기념사에 이어 강창희 국회의장이 경축사를 낭독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강창희 의장은 이날 경축사에서 “새 정부에게 적어도 금년 말까지는 북핵 위기, 재정위기를 비롯한 시급한 과제들을 집중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면서 “개헌은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공론화해서 19대 국회에서 마무리 짓는 것이 옳다”고 개헌논의를 공식제안하고, “민주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파생된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근본적으로 치유해서 통합과 공정과 상생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장은 정치쇄신에 대해,“우리가 헌법을 보다 확고하게 수호하고 우리 생활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면서 “조금만 더 인내하고 노력하면 국회는 확고하게 쇄신될것이고 이는 정치 전반의 쇄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장은 이어 “힘과 권력을 가진 개인과 집단부터 헌법을 준수하는 사회가 될 때, 우리는 비로소 한 차원 높은 선진법치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면서 “모든 헌법기관과 정부기관들, 특히 국회부터 헌법과 법질서에 어긋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장은 또한 “올해는 제헌 65주년이자 정전 60년을 맞는 해”라면서 “북한은 핵무기를 내려놓고, 문을 열어 국제적인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축식은 강 의장의 경축사에 이어 김형오 전 국회의장에 대한 국민훈장 무궁화장 전수, 선덕어린이 합창단과 아카펠라 그룹의 경축 공연과 참가자 전원이 함께 한 제헌절 노래 제창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한편 제헌절 공식행사 후 강창희 국회의장은 전직 국회의장단을 초청, 사랑재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이날 경축식에는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정홍원 국무총리,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4부 요인을 비롯해 김수한․이만섭․박관용․김원기․임채정 ․김형오‧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병석․박병석 국회 부의장,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심상정 진보정의당원내대표, 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 등 입법․사법․행정부 및 주한외교사절을 포함한 사회 각계각층 주요 인사 500여명이 함께 했다.

오늘 행사는 KBS, MBC 등 주요 공중파 방송 및 국회방송에서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제65주년 제헌절 경축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헌정회장님과 역대 국회의장님,

각 당 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 여러분,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정홍원 국무총리,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외교사절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

뜻 깊은 제65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참석해 주신데 대해 입법부를 대표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작년 이 자리에서 우리는 헌법정신을 계승하고 백아흔여덟 분 제헌의원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물을 건립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국회의사당 바로 이 중앙홀에, 제헌 당시의 헌법전문과 제헌의원님들을 아로새긴 조형물이 올해 안에 설치될 것입니다. 이 기념물이 우리 헌법의 존엄을 더욱 높이고 우리국민이 헌법 아래 하나임을 새롭게 인식하는 상징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헌법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건설해 낸 원동력이었습니다. 건국의 주역들이 채택한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대한민국을 번영으로 이끌었습니다. 자유롭고 법 앞에 평등하며, 인권이 보장되는 일류국가 대열에 우리는 진입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헌법과 건국 주인공들의 공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우리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더욱 확고한 신념으로 헌법에 대한 모든 도전을 물리쳐야 합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이렇게 모여 제헌경축식을 갖는 참된 이유일 것입니다.

우리가 헌법을 보다 확고하게 수호하고 우리 생활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국회는 지금 변하고 있습니다. 대화와 타협의 국회, 특권이 없는 국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국회선진화법은 실제로 시행을 하고보니 불편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회가 너무 무력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선진화법을 엄격히 지키면서, 여야 합의로, 금년 예산안과 새 정부 출범을 위한 정부조직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국민여러분께서 큰 기대를 걸고 계시는 경제민주화 관련법안 처리는 많은 진전이 있었습니다. 국회와 정치의 쇄신을 위해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국회의원의 겸직도 사실상 전면 금지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65년 헌정사를 통해서 우리는 민주주의는 인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인내하고 노력하면 국회는 확고하게 쇄신될 것입니다. 숫자를 앞세운 다수당의 독주는 국회의사당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당연히 국회에서 폭력도 사라질 것입니다. 존중과 배려, 절제와 품격의 국회가 될 것입니다.

국회가 이렇게 쇄신되면 정치 전반의 쇄신이 촉진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도사린 잘못된 관행과 불법들이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제헌절을 맞아 다짐할 것이 또 있습니다. 모든 헌법기관과 정부기관들부터 헌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특히 국회부터 헌법과 법질서에 어긋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힘과 권력을 가진 개인과 집단부터 헌법을 준수하는 사회가 될 때, 우리는 비로소 한 차원 높은 선진법치사회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헌정 65년 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의 변방에서 중심권에 진입했습니다. 우리는 세계의 평화에 기여하고 있고, 어려운 나라들을 돕고 있습니다. 많은 국제기구에서 주도적인 위상을 확보했습니다. 문화적으로도 우리는 인류사회에 영감을 불어넣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더 높이 올라가야 합니다. 복지국가를 실현하고, 인류사회에 더욱 기여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앞에는 많은 난제가 가로놓여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경제가 매우 어렵습니다. 남의 일로만 생각했던 재정위기가 엄습하고 있습니다. 인구고령화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지혜와 경험을 결집하여 당면하고 시급한 이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올해는 제헌 65주년이자 정전 6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평화 없이는 번영도 없다는 것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잘 알았습니다.

이제 북한도 그것을 알아야 합니다. 핵무기는 아무 것도 가져다주지 못합니다. 핵무기를 내려놓고, 문을 열어 국제적인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북한이 이 길을 가고자 한다면 우리는 최대한 도울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오랫동안 논쟁이 벌어져온 개헌문제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개헌의 필요성에 많은 국민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현행 헌법이 이루어진 1987년 이후 우리 사회의 규모와 내용이 천양지차로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우리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합니다.

다만 지금 바로 개헌에 착수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들도 동의하지 않고 계십니다. 지금은 그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직 새 정부가 출범한지 5개월도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경제 · 안보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습니다.

지금은 새 정부가 북핵 위기, 경제침체, 재정위기를 비롯한 시급하고 중대한 과제들을 집중적으로 해결해야할 시기입니다. 새 정부에게 적어도 금년 말까지는 총력을 기울여 일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개헌은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공론화해서 19대 국회에서 마무리 짓는 것이 옳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말로만 그친다면 개헌의 적기를 놓치게 될 것입니다. 개헌논의의 물꼬는 크게 열고, 국회는 개헌특위를 구성해서 각계각층의 지혜를 결집해야 합니다.

개헌 작업에는 모든 정파가 초당적으로 참여해서 권력구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100년을 내다보면서 “제2의 제헌”을 하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민주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파생된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근본적으로 치유해서 통합과 공정과 상생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헌법을 우리는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65년 동안 우리는 빛나는 성취를 이루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인류의 존경을 받는 나라입니다. 65년의 성취를 바탕으로 우리는 더욱 빛나는 미래를 열어가야 합니다. 65년 전 건국의 주인공들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초석을 놓았듯이 이 시대 우리는 번영된 통일한국의 초석을 다져야 합니다.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국회는 국민 여러분께서 믿고 기대를 걸 수 있는 견인차가 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국민여러분께서도 국회를 성원해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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