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마르지 않는 乙의눈물!       

예술인들의 삶은 겉으로는 화려할것 같지만 조금만 들여다 보면 어둡고 지치고 불안한 삶이 대 다수라는 것에 모두가 깜짝 놀랄것이다.

조금은 늦었지만 1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문화예술계의 갑을 관계 피해사례를 발표하는 간담회가 열렸다.이날 간담회에서는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이 모여 갑의 횡포로 인한 을로 대변되는 자신들의 처지와 어려움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발표해 간담회장을 뜨겁게 달궜다.

민주당 을지로 위원회와 전국‘을’살리기 비대위가 주최하고 참여연대와 민주당 최민희 의원실이 주관한 이번 간담회에는 연기자, 보조출연자, 영화제작스텝, 인디 뮤지션, 디자이너가 참석해 각자 자신들의 영역에 존재하는 갑을관계 사례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고 각 분야의 갑을 관계 피해를 지적했다.

방송연기자를 대표해 참석한 한국방송연기자노조 '문제갑 정책의장'은 “방송사가 방송사, 외주제작, 기획사, 연기자로 이어지는 방송제작 환경에서 캐스팅 권력은 물론 편성 권력으로 '갑'의 행세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사는 또 출연료, 스탭료, 진행비 등의 지급 책임을 힘없는 외주제작사에 떠넘기는 치졸한 방법으로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의장은 방송연기자가 안정적으로 일하지 못하는 현실도 거듭 지적했다. 문 정책의장은 “방송연기자 가운데 활동하는 사람이 5,000명 중 2,300명을 조사한 결과 70% 이상이 연소득이 1천만원이 안되고, 전체 연기자의 50%는 연소득이 없다”고 말해 방송연기자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를 밝혔다.

문 의장은 방송발전기금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방송사로부터 징수하는 방송발전기금이 프로그램 제작비가 돼 다시 방송사로 지원되고 있다”며 “이 방송발전기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살피고 연기자에게 적절한 지원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간담회를 주최한 민주당 우원식 의원[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예술인들을 을의 위치에 있지도 않다. 며“이번 간담회를 통해 문화예술계의 문제를 고발하고 해결해 나가는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패널로 참여한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각자의 부당한 사례들을 발표하고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예술인들에 대한 관심을 갖어 달라고 호소했다. 문재갑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정책의장은 이날 배우‘캐스팅에 대한 방송국의 협상과 타협도 없는 사회적 파워’와 ‘겉으로 문제가 드러나길 두려워하는 연기자들의 처지’를 정확하게 지적했다.

문 의장은 또“방송연기자들도 노동자임을 스스로 자각하고 조직적인 힘을 모으고 있다”며 이를 위한 국민들의 지지와 관심을 호소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보조출연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문계순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 위원장은 “보조출연자도 법원으로부터 근로자로서 인정을 받았지만 정부는 작년까지 사용자로 해석해 근로자 지위를 보장 받지 못했다”면서 “방송사와 용역회사 사이에서 보조출연자인 우리는 ‘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공영방송이 법을 무시하고 방송 출연 대기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시키지도 않고, 근로기준법을 위반해 최저임금 수준의 일당도 못 받고 있다”면서 “법만 지켜도 문제가 없는데, 그렇지 않으니 노동조합도 무용지물”이라며 국회 차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방송뿐만 아니라 영화제작 스텝도 어려운 환경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전국영화산업노조 최진욱 위원장은 “120억원을 들여 만드는 영화에 막내 스텝이 월 60만원을 받는 것이 이해가 되느냐고 묻고 이것이 지금 영화산업의 현실”이라고 밝히고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라며 영화산업을 살려야 된다고 하지만 중소제작사가 잘산다고 스텝까지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영화산업 두얼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영화제작 스텝들이 행복해 지기 위해서는 임금을 올리고 기초생활 부분의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영화제작이 없을 때는 직업교육 등을 받으면 3개월 동안 기초생활금을 주는 실업 정책처럼 기초생활을 보장해 주는 정책적인 구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또 인디 뮤지션 단편선씨는 20~30 대의“인디 음악 종사자들 사이에서 60%가 월평균 100만원 이하”라고 밝히고는 “그중 10%만이 음악활동을 통해 버는 돈이다. 나머지는 알바와 레슨 등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며 인디 음악계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했다.

단 씨는“예술가가 부자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의 생계비를 벌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4대보험가입, 최저임금인상 등 사회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간담회에서 적극 촉구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갑을 관계가 심각한 분야 중 하나가 문화예술, 창조노동 영역”이라며 “이 분야의 노동은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개별적으로 작업하는 특성상 조직화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표준근로자 인정과 표준계약서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예술인복지법을 발의 했다”고 밝히고는 “법안 통과는 단지 국회 힘만으로는 어렵다”며이 법안의 통과를 위해서는 예술인들 모두가 모여 함께 소리를 내는 취지로 이번 간담회를 열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우원식 의원과 최민희 의원, 더불어사는세상 시민문화학교 문성근 대표, 이준익 영화감독 등이 참석해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을 격려했다.

이번 간담회를 주최한 민주당 을지로 위원회와 전국‘을’(예술인) 살리기 비대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지적된 방송발전기금 사용 내역 등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또 독립PD, 방송작가 등 방송제작자들의 피해사례를 모아 2차 간담회를 곧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화예술계도 어김없이 갑의 횡포속에‘을의 눈물’이 흐른다는 사실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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