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참전용사 추모식…“이국땅에서 목숨 바친 참전용사에 깊은 조의”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부산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한 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거행된 ‘유엔 참전용사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먼 이국땅에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참전 용사 분들에게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깊은 조의를 표한다”면서 “6.25 전쟁에 참전했던 유엔군 모두가 대한민국이 영원히 기억할 소중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유엔 참전용사 추모식’에 참석, 추모사를 통해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을 이 땅에 보내 주셨던 참전용사 가족 여러분의 아픔과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수많은 위대한 용사들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캐나다군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던 허시 형제 등이 잠들어 있는 묘소에 헌화하고 왔다”며 “먼저 참전했던 동생이 걱정돼 뒤따라 참전했다 전사한 형과 그 형을 평생 그리워하다 ‘형 곁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동생이 61년 만에 합장되어 함께 묻힌 묘역 앞에서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부산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유엔기념공원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거행된 ‘유엔 참전용사 추모식’에 참석, 추모사를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서 전후 60년의 짧은 기간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며 “국제사회의 원조로 일어섰던 나라가 이제는 세계 여러 나라에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로 성장했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해외봉사단을 파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대한민국은 참전용사 여러분께서 더욱 자랑스러워하는 나라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숭고한 피로 지킨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고, 지구촌의 평화와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앞으로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확고한 억지력과 대비태세를 갖추고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서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도록 유도해 갈 것”이라며 “만약 북한이 지금이라도 핵을 포기하고,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남북한 공동발전과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부산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유엔기념공원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거행된 ‘유엔 참전용사 추모식’에 참석, 추모사를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유엔참전용사 추모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참석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다 숨진
유엔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올해는 6.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저는 방금 전, 캐나다군으로 6.25 전쟁에 참전했던 허시 형제 등이
잠들어있는 묘소에 헌화를 하고 왔습니다.

먼저 참전했던 동생이 걱정되어 뒤따라 참전했다 전사한 형과
그 형을 평생 그리워하다‘형 곁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동생이
61년 만에 합장되어 함께 묻힌 묘역 앞에서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먼 이국땅에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참전 용사 분들에게 헌신과 그 용기에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깊은 조의를 표합니다.

저는 6.25 전쟁에 참전했던 유엔군 모두가
대한민국이 영원히 기억할 소중한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곳 유엔기념공원에 잠들어 계신 2,300여명의 참전용사를 비롯해서
끝내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4만 896명의 참전용사들...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을 이 땅에 보내 주셨던
참전용사 가족 여러분의 아픔과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수많은 위대한 용사들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6.25 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너무나 큰 상처였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되었고,
그 희생 위에 우리는 자유와 평화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이 남침해 왔을 때,
유엔은 즉각 참전을 결정했고,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목숨 바쳐 싸웠습니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유엔군은 곳곳에 고아원과 학교, 병원을 세워 우리 국민들을 도왔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오늘날까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소중한 헌신과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서서
전후 60년의 짧은 기간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원조로 일어섰던 나라가
이제는 세계 여러 나라에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로 성장하였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해외봉사단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 미국을 방문했을 때,
저는 25살에 6.25 전쟁에 참전해서 팔과 다리를 잃은
참전용사 한분을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한국이 발전했다는 소식에 더없이 큰 보람을 느낀다”는
그 분의 말씀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은 참전용사 여러분께서
더욱 자랑스러워하는 나라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숭고한 피로 지킨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고,
지구촌의 평화와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 국가가 될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평화수호와 경제발전, 인권존중이라는
유엔헌장의 고귀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지구촌 곳곳에서 세계평화와 개발지원 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지역분쟁 해결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테러 근절과 해적 퇴치 등
세계 평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펼쳐가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이룩한 성공의 경험을 세계와 공유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의 발전을 돕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제사회의 발전과 공존공영에 적극 기여해서 
참전용사들의 값진 희생에 보답해 드릴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60년 전에 전쟁은 멈췄지만,
대한민국은 아직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고,
불안한 평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땅에 또 다시 전쟁의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더 이상 전쟁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되지 않아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확고한 억지력과 대비태세를 갖추고,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서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도록 유도해 갈 것입니다.

만약 북한이 지금이라도 핵을 포기하고,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남북한 공동발전과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가
대한민국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뜻을 기리고
대한민국과 세계가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약속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유엔 참전국과 참전용사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2013년 7월 22일
대통령 박 근 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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