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해외 공사 손실에다 국내 주택사업 부진 겹쳐

대형 건설사들이 저가로 수주한 해외 공사에서 손실을 냈거나 국내 자체 주택사업 부진으로 충당금을 쌓아 실적이 줄어드는 등 올해 상반기에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천8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6.8%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521억원으로 31.8% 감소했다.

영업익 개선에도 순익이 줄어든 것은 일부 공사가 중단된 현장이나 분양 실적이 저조한 곳에 대해 충당금을 쌓은 탓이다.

삼성물산의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993억원, 1천16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28.8%, 56.1% 감소했다.

대림산업은 2분기 영업이익이 1천11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0.64%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769억8천500만원으로 98.28% 늘어났다고 밝혔다.

대림산업은 최근 수년간 저가 수주 경쟁이 심화한 중동 화공플랜트시장에서 벗어나 비교적 수익성이 양호한 동남아 발전플랜트에 역량을 집중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챙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외 공사 저가 수주 여파로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냈다.

GS건설은 2분기에 1천503억원의 영업손실과 1천49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손실 폭은 1분기에 비해 대폭 줄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애초 예상과 달리 2분기에도 영업손실 887억원, 순손실 928억원을 각각 냈다.

삼성그룹이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경영진단에 나서 원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해외 프로젝트의 위험 요인을 보수적으로 반영해 2분기에 손실을 냈다고 설명했다.

두산건설은 2분기 영업익이 372억원으로 59.7% 증가했으나 13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1분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이들 건설사의 상반기 전체 이익도 작년 동기와 비교해 부진하다.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 영업익은 2천176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9.9% 늘어났으나 순이익은 811억원으로 28.1% 줄어들었다.

삼성물산의 상반기 영업익과 순이익은 각각 1천668억원, 1천763억원으로 각각 28.5%, 55.4% 감소했다.

GS건설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는 각각 6천946억원, 5천618억원에 이른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상반기에 3천85억원의 영업손실과 2천73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작년 동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두산건설은 상반기 499억원의 영업익을 냈으나 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작년 상반기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실적을 발표한 대형 건설사 중 작년 상반기보다 실적이 좋아진 곳은 대림산업뿐이다.

대림산업의 상반기 영업익과 순이익은 각각 2천357억원, 1천98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7.3%, 18.17%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대다수 건설사가 올해 하반기에도 해외 공사 때문인 원가율 상승 영향으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는 해외 공사 등으로 외형 성장은 가능하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수익성 위주로 선별 수주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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