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6·25 정전 60주년인 27일을 '유엔군 참전의 날'로 공포하고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유엔군 참전·정전 60주년 기념식'을 성대히 거행했다.

유엔참전국에 대한 한국 정부의 첫 공식 감사행사인 이날 기념식은 유엔참전국과 참전용사에 대한 최고의 예우와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국가보훈처는 밝혔다.

'함께 지켜온 60년 함께 나아갈 60년'이라는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는 27개국 정부 대표와 외교사절, 6·25 참전용사, 정부 주요인사, 각계대표, 시민, 학생 등 4천여 명이 참석했다.

27개국 정부 대표단은 존 키 뉴질랜드 총리를 비롯한 왕족 1명, 장관급 8명, 차관급 6명, 합참의장 4명, 실장급 1명, 주한대사 6명 등으로 구성됐다.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된 식전행사에선 경쾌한 가락의 군사농악인 '환희의 연희'와 궁중무용인, 참전국 민요메들리, 국방부 의장대 시범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본행사는 오전 10시 유엔기와 태극기, 유엔참전국기의 입장으로 시작돼 국민의례, 영상물 상영, 유엔 사무총장 메시지, 참전국 대표 인사말, 감사패 증정과 '호국영웅기장' 수여, 기념사, 기념공연 순으로 진행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고 남북한 공동발전의 길을 적극 열어갈 것"이라며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진정한 변화와 평화의 길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놀린 헤이저 유엔 아태경제사회위원회 사무총장이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신뢰를 기반으로 (남북) 대화를 재개하고 의미 있는 약속을 하는 것이 현재의 교착상태(standoff)를 풀고 한반도 분쟁을 영구히 해결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참전국 대표인 뉴질랜드의 키 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한국과 동맹국 참전용사의 희생에 대한 가장 큰 보상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번영"이라며 "오늘날 한국은 국제사회의 존경 받는 나라로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세계 많은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6·25 전쟁 때 가장 많은 병력을 파병한 미국의 대표인 성김 주한미국대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고, 박승춘 보훈처장은 박희모 6·25참전유공자회 회장에게 호국영웅기장을 수여했다.

수도권의 초·중·고교생들이 엄지로 도장을 찍어 제작한 참전국 국기를 들고 입장하자 모두가 친구이며 함께 가는 동반자라는 의미를 담은 노래인 'That's what friend'를 참석자들이 합창하면서 45분간의 기념식이 마무리됐다.

한편, 북한은 '전승절'(7·27·정전협정 체결일)을 기념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대적인 열병식(군사퍼레이드)을 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방북 중인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군 정치국장,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함께 주석단에서 열병식을 지켜봤다 미림비행장에서 준비한 사전 연습에 참가한 병력은 1만3천여명, 장비는 400여 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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