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열병식에 등장한 방사능부대" 대외 과시용

북한이 40년만에 열린 전승절 열병식에서 6자회담의 당사자들에게 무언의 포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우리군 당국은 지난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있었던 북한군 열병식에 '방사능표식'의 배낭을 멘 부대가 등장한 것을 두고 북한의 핵기술이 지금까지는 핵배낭을 만들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나름 평가했다.그러나 이를 위한 부대를 만들어 핵배낭 운용에 관한 경험을 축적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 보고 있다.

이번 북한이 전승절 군사퍼레이드에서 핵배낭 부대로 보이는 군부대를 의도적으로 노출한 것은 북한에 실제 핵배낭을 운용하기 위한 부대가 창설됐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배낭 부대의 운영과 관련해 국방부는 29일 정례브리핑에서 “핵 배낭은 굉장히 크기가 작은 일종의 핵무기로 그것을 터트릴 수 있을 정도로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데는 굉장히 높은 기술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알고있는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배낭을 만들 수 있는 수준에 와 있다고 지금으로서는 평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핵 배낭은 과거 냉전시대에 등장한 핵무기로 ‘더티 밤’(Dirty Bomb)이라고도 불린다.

현대전에서 잘 알려진 '핵배낭(SADM)'은 소형화된 전술핵무기 중 하나다. 무게가 30∼50㎏정도로 일반 핵무기보다 다소 위력은 떨어지지만 훈련받은 전투병력이 배낭 형태로 짊어지고 그들이 원하는 목표지점으로 운반이 용이하기 때문에 큰 파괴력을 갖고 있다.

최근 북한은 공식적으로 전승절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의 유수 언론들을 공식적으로 초청 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북한은 정전 60주년을 맞아 지난 27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대대적인 열병식을 진행했다. 우리가 이번 열병식에서 가장 주목한 것은 북한군의 일부가 전투 복장에 방사능표식이 새겨진 배낭을 가슴쪽으로 메고 등장한 장면이다.

정부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 부대는 작년 4월(태양절 열병식)에도 같은 복장으로 나왔으나 이번에는 방사능표식을 하고 배낭을 메고 나온 것이 특징”이라며 “북한이 소형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자기들 나름대로 휴대용 핵무기도 개발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다시말해 해외 언론들에게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보여주기 위한 행동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핵배낭' 운영과 관련 데일리NK는 2011년 11월 25일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평북 8군단 벌목부대 위장 핵배낭 부대 창설'이라는 기사를 내보내 북한이 핵배낭 전력을 갖추기 위해 여단급 부대를 운용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부대는 평안북도 8군단 산하에 '벌목부대'라는 명칭으로 위장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당시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평북 8군단은 3개 여단을 새로 창설했다. 1개 여단은 북중국경 강화 조치로 대동강 부근에 있던 도하부대가 이곳으로 이전한 것이고, 또 하나는 125여단이라는 경보여단(특수부대)이 창설됐으며, 전술핵무기 운용을 위한 핵배낭 부대도 만들어졌다.  

당시 소식통은 "벌목여단이란 이름은 목자재 제공 임무를 맡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전술핵무기를 운영하기 위해 훈련하고 있는 부대"라고 말했다. 그는 핵배낭 부대에 실전용 무기가 배치돼 있냐는 질문에는 "그럴 개연성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부대가 평북 선천, 동림 등을 관할하는 사단에 배속됐다고 밝혔다.

대북 전문가들에 의하면 그동안 북중국경 지역에서는 평안북도에 전술핵 관련 부대가 들어선다는 정보가 많았었다고 한다. 최근 국내 입국한 고위 탈북자도 이와 관련한 증언을 입국 과정에서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한편 북한의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서 단연코 가장 눈에 띄는 주연은 방사능 표식이 부착된 배낭을 맨 부대였다는 것이 방송을 지켜본 우리군 당국자의 설명이다. 물론 이들이 과시용으로 선보인 핵배낭 부대를 두고 지금 당장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핵배낭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핵 능력을 보유했다는 자신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고 그들의 노림수를 꼬집었다.

핵운반 수간인 신형 미사일 대신 핵 자체를 보여준 것은 미국을 더이상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대내적으로는 ‘핵 무력과 경제발전 병진노선’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절묘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40년 만에 열린 전승절 열병식에서는 외국 언론들을 의식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연단에 서서 정전협정의 무효와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미국에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뜻밖에도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대신 나섰다.

연단에 올라온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경제문화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초미의 과제로 내세우는 우리에게 평화적 환경은 더없이 귀중하다”면서 “평화를 바란다면 전쟁에 준비되어야 한다”고 말해,6자 회담국을 의식해 직접 핵을언급하지는 않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국가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리위안차오 국가부주석과 나란히 서 최 국장의 연설을 경청하며 비핵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중국에게 한껏 몸을 숙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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