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여름휴가 첫날인 29일 오전, 허태열 비서실장은 수석비서관회의를 소집했다.

휴가를 떠나지 않은 곽상도 민정수석,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최성재 고용복지수석 3명이 참석했다.

나머지 6수석실에서는 수석을 제외하면 가장 상급자인 선임비서관이 회의에 들어왔다.

허 실장은 이 자리에서 "여름 휴가철에 공직 기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청와대부터 솔선수범하라"며 "특히 전력 수급을 포함한 주요 국정이 쉼 없이 흘러가도록 하고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각별히 점검하라"고 말했다.

또 "휴가철을 단순히 쉬는 기간으로 생각하지 말고 하반기 업무 구상과 재충전의 시간으로 활용하라"고 했다.

허 실장은 박 대통령의 휴가 마지막 날인 8월 2일까지 수·금 두 번 더 수석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갈 때 항상 청와대에 남았던 허 실장은 휴가도 대통령과 엇갈리게 잡았다.

지난주 그는 공석(空席)인 정무수석을 제외한 나머지 수석 8명과 '휴가 계획 수립 회의'를 했다고 한다.

"가급적 대통령이 안 계신 동안에 휴가를 다녀오되 한꺼번에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되니 조(組)를 짜서 움직이자"는 것이 요지였다.

박 대통령과 동선을 함께해야 하는 이정현 홍보수석, 일정 수립을 담당하는 유민봉 국정기획수석과 조원동 경제수석,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최순홍 미래전략수석까지 5명이 박 대통령과 같은 기간 휴가를 쓰기로 했다.

허 실장과 나머지 세 수석은 박 대통령이 복귀한 후인 다음 주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국가안보실 차장 역할을 맡고 있는 주 수석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휴가가 겹치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성도 있었다.

김 실장은 허 실장처럼 박 대통령이 복귀한 후 휴가를 떠난다.

박흥렬 경호실장은 직무상 박 대통령의 휴가지에 동행했다.
청와대 부속실 직원 대부분은 박 대통령과 같은 기간 휴가를 가지만, 박 대통령 수행을 맡고 있는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휴가지에 동행하느라 1주일 먼저 휴가를 다녀왔다.

박 대통령은 이번 휴가 때 읽을 책 20여권을 골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공개 여부를 고심한 끝에 "특정 출판사에 특혜를 주는 꼴이 될까 봐"(핵심 관계자) 그 목록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영이 어려운 출판사가 많은데 골고루 안배하기도 마땅찮아서 아예 책 목록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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