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흐르는 '희망의 노래' 주인공은 우리     

고지는 멀지 않지만 가까이 갈수가 없는곳, 손에 닿을듯 말듯, 가슴아픈사연들이 골자기 골자기마다 숨어있는, 세계에서 단 한곳, 냉전이 공존하는곳 그곳을 우리는 한반도라 부른다.

국내외 정세가 한치앞을 내다볼수 없을 정도로 중대 분수령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제안으로 다시 시작된 남북한 당국자 회담이 개성공단 재가동이라는 방벽에 막혀 남북 양측 모두 기싸움에 접점을 찾지 못하고 또다시 중단된지 몆주가 흐르고 남측은 '최후통첩'이라는 극단적 카드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고 이에 북측은 남한의 대화 제의에 1주일째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답답한 세월이 강물처럼 말없이 흐른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은 가동 9년, 잠정 중단 4개월 만에 완전 폐쇄의 문턱까지 갔다.

통미복남(通美封南)을 주장하며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북한에 대하여 오바마 행정부는 남한과의 관계개선이 먼저라며 북한을 길들이기 위한 무시 전략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다시말해 북한이 북미 고위급회담과 6자회담을 제안한 지 2개월 가까이 지나고 있다.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먼저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라'는 것이다. 진정성이 없는 대화는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고립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런 일이 아니다. 현재의 북한으로서는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가 꽉 막혀 있는 당혹스러움과 함께 또 하나의 중대 변수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에게는 자극제가 되기에 너무 충분한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바로 그것이다. 8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실시되는 이 훈련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일어날지도 모를 유사시에 대비한 훈련으로, 한미 양국의 군사력뿐만 아니라 유엔사령부에 소속된 일부 국가들도 참가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이 훈련을 두고 '북침훈련'으로 규정해온 북한은 올해에도 변함없이 우리정부와 미국을 향해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7월 31일 자 기사에서 이 훈련이 실시되는 "다음 달 한반도 정세는 또 다시 '전쟁국면'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남조선 합동군사연습이 또다시 벌어지고 여기에 유엔군사령부가 개입"하게 되면, "조선반도 정세는 다시금 예측할 수 없는 엄중한 전쟁폭발 국면에 처하게 된다"고 국방대변인 성명을 통해 경고한 바 있다.

자신들의 주체사상과 미사일 실험을 통해 자신감을 보여온 북한이 곧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것이라는 보도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어 한반도 위기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7월 31일 자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9일간의 북한 취재를 마치고 장문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방송은 "북한의 한 관리가 우주의 평화적 이용 목적에 따라 은하호(북한의 인공위성 운반 로켓)를 곧 발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VOA는 북한 관리가 더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여기서 우리 정부가 주의깊게 관찰하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것은 북한의 발사와 관련 실행에 옮길 것인가의 여부와 함께 주요관심사항은 '어떤 로켓을 발사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북한은 작년 12월 12일 은하 3호를 이용해 광명성 3호를 지구 궤도 위에 올려놓은 바 있다. 추가로 올해 1월 3일 자 <노동신문>를 통해 북한은 6기의 은하 로켓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6기의 로켓중 은하 4호와 5호는 지구관측위성 발사용이고, 6호, 7호, 8호는 통신위성 발사용이며, 9호는 달 궤도 탐사위성(lunar orbiter) 발사용이라고 노동신문에서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가 우려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동해 위성발사장에 건설 중인 신축 시설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한미관계 연구소가 이 시설의 위성사진을 입수·판독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새로운 발사대, 미사일 조립 공장, 발사 통제 센터는 지난해 발사한 은하 3호보다 더 큰 우주발사체를 다루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우주발사체의 탑재 중량과 사거리를 늘리는 것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연구소는 2012년 말에 건설이 일시 중단된 이후 올해 5월까지 공사가 재개되지 않고 있다고 확인했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에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김정은 정권은 올해 들어 악화 일로를 걸었던 북·중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어떠한 경우라도 로켓 발사는 이를 수포로 만들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북한도 모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로켓발사를 가능케할 북한 국내 정치적 수요도 크지 않다는 것도 발사 가능성을 일축하는 요인이다.북한의 과거 수차례의 로켓 발사는 김정일 체제 공식화를 위한 목적과 김일성 탄생 100주년, 김정일 사망 1주기 등 정치적 이유가 크게 고려된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그럴수 없다. 북한이 무리수를 두고 추가 로켓 발사를 강행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더욱더 강력한 추가 제재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경제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김정은 체제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북한의 변화무쌍한 행동에는 그 누구도 예측을 할수가 없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다른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가장 쉬운 방법으로 양쪽이 힘의 논리가 아닌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 제의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경우는 북한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강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공식으로 성립될수도 있다. 이들은 '우리가 힘이 있어야 적들이 우리의 말에 귀 기울일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하려고 할 것이다. 또한 위성 및 '핵 억제력'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집착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변수이다. 특히 북한이 탑재 중량과 사거리를 늘린 은하 9호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야기는 더욱 복잡해진다.

북한 군부의 강경파들은 미국에 더욱 강력한 심리적 타격을 가하기 위해 이 로켓의 발사 유혹을 강하게 느끼고 있을 공산도 있다. 아울러 김정은 체제가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을 채택한 만큼, 4차 핵실험까지 염두에 두고 로켓 발사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의 선택의 조건은 여러가지수를 계산하고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대로 결국 가능성의 높고 낮음을 떠나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와 같은 추가적인 상황 악화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 예방 외교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여기서 다시한번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예방외교의 첫 출발점은 남북관계의 마중물인 개성공단을 살리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일방적인 원칙'을 주장하려 할 것이 아니라 '유연한 원칙'을 가지고 다시한번 북한과의 협상에 임하려는 유연한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 강하면 뿌러진다는 속담이 있다. 북한이 굴복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의 태도로는 개성공단의 기계음소리를 들을수가 없다. 소리없이 다가오는 위기를 방어하기가 어려워 진다.

상술로 많이 써먹는 것이 1+1 행사다. 우리가 막혀있는 개성공단을 살리면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수도 있다. 또 다른 남북관계의 현안을 풀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된다. 남북관계의 정상화는 꽉 막혀 있는 북미대화와 6자회담의 재개 가능성도 열린다. 이는 북한 협상파들의 입지를 높여주는 동시에 장거리 로켓 발사와 같은 무리수를 두려는 북한 군부의 강경파들의 목소리를 수면 아래로 잠재울수 있는 유력한 방법이기도 하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리정부의 대북정책 지지도가 가장 높게 나오고 있다. 지지도가 높다고 해서 결코 자만해서는 안된다. 미국이 대화 없는 '전략적 인내'를 고수하고 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존재한다. 미 의회는 군사비 삭감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북한위협론'을 이유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군사력을 유지ㆍ강화하고 미사일방어체제(MD)를 더욱더 견고히 하고있다.

전방위 정책을 잘 이용하려는 지혜도 필요하다. 한-미-일 3각 동맹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의지에 속절없이 끌려들어갈수밖에 없다면 최근 어렵게 회복세에 접어든 한중관계가 다시 악화될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세계는 이제 적과 동지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일들이 가끔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제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이 정상화로 갈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생각, 의지,노력, 인내심과 북한의 양보가 합쳐지면 분명 남북관계의 발전은 물론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도 일대 전환을 꾀할수 있다.

우리 정부가 한반도 '불신' 프로세스를 '신뢰' 프로세스로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이제 모두가 '국가이익'을 중심으로하는 대북정책을 설계하고 실천하는 일에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있슴을 모두에게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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