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에서 스토리지로 사업확대"…이재용 부회장 주도

'달리는 기계'에서 '달리는 전자제품'으로 변신한 자동차가 전자산업의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면서 주요 전자업체마다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수요가 느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현재 D램 위주인 차량용 반도체 사업 영역을 스토리지(저장장치) 쪽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내비게이션이 고사양화됨에 따라 임베디드 멀티미디어카드(eMMC)나 임베디드 멀티칩패키지(eMCP) 등 저장장치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최근 보급이 급속히 확대되는 차량용 블랙박스에 탑재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2분기 기업설명회(IR·콘퍼런스콜)에서 차량용 반도체 사업과 관련, "D램 중심으로 사업을 해왔으나 스토리지까지 확대할 예정"이라며 "아직은 시장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고가의 시장이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가 최근 공개한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259억4천100만달러로 지난해(249억8천100만달러)보다 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2014년 283억900만달러, 2015년 296억8천400만달러, 2016년 322억8천100만달러, 2017년 347억1천100만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이다.

2012∼2017년부터 5년간 성장률은 39%로 같은 기간 전체 반도체 시장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은 2012년 2천999억1천200만달러에서 2017년 3천869억9천100만달러로 29%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는 부품의 3분의 1이 전자장치로 200여개의 반도체가 들어간다.

자동차 원가에서 차지하는 전자 부품의 비중은 20∼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전자업체마다 자동차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을 인식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LG전자는 지난달 산발적으로 자동차부품 사업을 진행해오던 그룹 내 관련 조직을 통합해 이를 전담할 VC(Vehicle Components) 사업본부를 신설했으며, 인천에 조성한 대규모의 자동차부품 연구개발기지도 가동에 들어갔다.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자동차그룹도 지난해 자동차 전자제어 전문기업인 '현대 오트론'을 출범시키며 본격적으로 전자부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해외에서는 일본 르네사스, 독일 인피니온,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차량용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 특별히 관심을 갖고 전략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BMW, 폴크스바겐, 르노, 포드 등 세계적인 자동차회사 최고경영자와 만나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 지주사(엑소르)의 사외이사에 선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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