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수사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전 씨의 차남 재용 씨가 검찰에 추징금을 자진납부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어제(3일) 오전 7시30분쯤 재용 씨를 소환해 18시간 넘게 조사한 뒤 오늘 오전 1시 44분쯤 돌려보냈다.

검찰은 재용 씨를 상대로 경기도 오산의 땅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불법 증여 및 조세 포탈에 연루된 의혹, 미국 애틀랜타와 로스앤젤레스에서 구입한 부동산의 구입 과정에 비자금이 유입됐다는 의혹 등을 추궁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재용 씨는 오산땅과 관련한 혐의를 묻는 취재진에게 "먼저 여러가지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린다"라며 "조사받는 동안 질문에 성실히 답했다"라고 말했다.

전 씨의 비자금으로 해외 부동산을 매입한 의혹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이고 "정말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최근 가족회의에서 추징금을 자진납부하기로 합의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라며 의미있는 말을 남겼다.

전 씨 일가는 최근 전 씨의 연희동 자택에 모여 미납 추징금 가운데 800억∼1천억 원가량을 분담해 자진 납부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서 자진 납부의사를 밝혔는지에 대해서도 재용 씨는 "구체적인 것은 조사받으면서 말씀드렸다"라며 더 이상의 언급은 피한 채 서초동 검찰청사를 떠났다.

검찰은 재용 씨의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추가 소환 여부와 사법처리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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