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 김승환 결혼식 올려


청년필름 대표 김조광수(48) 감독과 영화사 레인보우팩토리의 김승환(29) 대표의 결혼식을 가졌다. 두 사람은 7일 오후 서울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몰래 한 사랑'을 열창, 독특한 시작으로 행복한 결혼식을 열었다.

결혼식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대표는 신혼여행과 이후 혼인신고 계획에 대해 밝혔다.

두 사람은 식을 치른 직후 쿠바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며 이가 반려될 경우 헌법 소원을 신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날 오후 7시10분께 한 시민이 된장과 자신의 대변을 섞은 오물통을 들고 무대에 난입해 이를 뿌렸다.

이 과정에서 김조광수-김승환 커플과 남성 동성애 합창단 지보이스, 대학생 지지자 모임 '이 결혼 찬성일세'의 대표 등이 오물을 맞았다. 당시 무대 위에 있던 김조광수 김승환 결혼 주최 측은 하객들을 진정시켰다. 이씨는 행사 관계자에게 곧 제압돼 무대로 끌려 내려왔다.

종교 관련 사안과 동성애 반대 문구가 적힌 주황색 조끼를 입은 이씨는 무대 뒤에서 자신을 "하나님께서 보냈다"며 "성경 말씀에 동성애를 금지하라 했다. 한 사람의 의인만 있어도 세상은 멸망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오물을 투척한 목적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정의당은 지난 6일 논평을 내고 동성(同性) 결혼을 하루 앞둔 영화감독이자 제작자 김조광수 씨와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를 축하했다.

공개된 동성 결혼이 흔하지 않은 데다 성소수자와 관련한 정치권의 논평도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정의당의 축하 메시지는 이례적이다.

정의당 성소수자 위원회는 이날 논평에서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법조차 제정되지 않은 한국에서 동성결혼을 치르고 성소수자 권리 운동을 펼쳐가려는 두 사람의 어렵고도 뜻 깊은 결심에 축하와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번 결혼은) 이성애 중심의 사회 문화에 균열을 낸다는 큰 의미를 가진다"며 "법적 제도 안에서 결합을 인정받지 못해 많은 차별을 겪는 성소수자를 대변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권리 쟁취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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