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규모를 유지하기로 결정하자 기획재정부는 금융시장에는 일단 ‘호재’라고 밝혔다.

정부는 19일 은성수 기재부 국제금융관리관(차관보)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미 연준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은 소규모 양적완화 축소를 예상했으나 그렇게 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새벽 FRB는 FOMC를 열고 전 세계 금융시장의 예상과 달리 매달 850억달러씩의 자산을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달부터 양적완화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고용지표가 나아졌지만, 실업률은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기에 여전히 미진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에 뉴욕 증시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평균과 대형주 중심의 S&P500은 모두 1% 이상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 증시도 1%내외로 상승 출발했다. 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69%로 전날(2.85%)보다 0.16%포인트 하락했고, 외평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66bp(100bp=1%)로 6bp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전날 종가(1084원)보다 10원 하락한 1074원을 기록했고, 달러화 대비 엔화 가격은 뉴욕 종가 기준으로 97.94엔으로 전날(99.94엔)보다 1.22% 떨어졌다. 달러화 대비 브라질 헤알화와 멕시코 페소 가치도 전날 보다 각각 3.21%, 2.07% 절상됐다.

은 차관보는 “현재까지 금융시장은 이번 양적완화 유지 결정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동시에 리스크 요인들도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으로 양적완화 축소 시 우려됐던 일부 신흥국 불안 가능성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해석했다.

다만 그는 “FRB가 경제회복세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라는 점과 양적완화 축소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는 측면에서는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FRB는 연내에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했기 때문에 정부는 변동상황에 대한 긴장감을 가지고 현장에 맞는 프로그램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은 차관보는 “양적완화 축소시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대비하는 한편 양적완화가 선진국 경제 회복을 전제하는 만큼 우리 경제의 모멘텀을 회복할 방안을 고민하겠다”며 “정부는 긴장감을 가지고 자체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22일 추경호 1차관 주재로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 계획이다.

기재부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 중이며, 이 자리에서 주요국과 글로벌 정책 공조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이 회의는 19~20일 양일간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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