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야 할 "길"은 ?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 여야 대표와의 회담을 위해 국회를 방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야대표와 3자회담이 결렬돼 야당이 장외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야당에서 장외투쟁을 고집하면서 민생을 외면한다면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며 “그리고 그 책임 또한 야당이 져야할 것”이라고 지난 17일 말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밝힌 뒤 “야당이 대통령과 정책이나 현안을 끌고 나가려는 모습에서 벗어나서 국회로 돌아와 여당과 모든 것을 논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치가 국민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상생의 정치로 미래로 나아가기를 바랐는데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야당이 정기국회가 시작됐는데도 장외투쟁을 계속하면서 민생법안 심의를 거부한다면 그것을 결코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경기도 용인시 용인중앙시장을 방문, 아이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있다.

박 대통령은 “저도 야당 대표로 활동했고 어려운 당을 일으켜 세운 적도 있지만 당의 목적을 위해 국민을 희생시키는 일은 하지 않았다”며 “민주주의는 국회가 국민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의회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경기도 용인시 용인중앙시장을 방문, 아이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있다.

박 대통령은 “새 정부가 출범하고 야당의 비협조로 정부조직 개편안이 장기 표류해서 국정의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국가정보원 문제로 또 다시 장기간 장외투쟁을 하는 것이 과연 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국민을 위하는, 또는 국민이 원하는 민의인지 동의할 수 없다”며 “국회에서 선진화법을 제정하고 그것을 극단적으로 활용해서 민생의 발목을 잡아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경기도 용인시 용인중앙시장을 방문, 아이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있다.

박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고 남은 임기동안도 그럴 것”이라며 “국무위원들도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 돼서 국민의 어려움을 덜어드릴 수 있게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경제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위한 중점 법안과 예산 처리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 여야 대표와의 회담을 위해 국회를 방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3자회담 이후 천막당사로 돌아간 민주당이 박 대통령과 여당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더욱 강경한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20일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은 야당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대통령의 싸늘한 눈빛과 공격적 말투를 보고 기가 질렸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의제에 대한 사전협의도 필요 없고, 회담결과 합의도 필요 없다더니 복장단속만 했던 이유가 애초에 야당과 뭔가 원만한 결론을 얻을 생각이 없었다는 점 보여준 것"이라며 "믿고 싶지 않지만 대통령과 여당이 미리 짜고 제1야당 공격 명분쌓기용 회담을 한 것이라는 의심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장외투쟁 50일째를 맞은 19일 오전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의원, 당직자들과 추석 합동차례를 지내고 음복하고 있다./뉴스1

그는 "정국해법 열쇠도 갖고 있고, 일을 풀어나갈 권력도 가진 대통령과 여당이 제1야당 대표를 상대로 뭔가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것"이람 "국민들은 그런 대통령도 용납하지 않겠지만 굴복하는 야당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가장 나쁜 정치가 민심에 등 돌린 정치이듯 가장 나쁜 대통령은 야당과 싸우는 대통령"이라며 "국정원 개혁의 민심에도 등 돌리고 야당의 멱살잡이 하는 정치가 좋은 점수를 얻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자회담 직후 대통령 지지율이 6% 하락한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 걱정과 우려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민주당에게 사쿠라 야당 노릇을 강요하는 모양이지만 민주당은 가을 국화처럼 의젓하게 버틸 것이고 한 겨울 푸른 소나무의 역할도 마다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추석 연휴가 끝나면 고향에서 민심을 탐방한 여야(與野) 의원들이 연례행사처럼 '싸늘한 추석 민심은 네 탓'이라며 각기 다른 진단을 내릴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이 입맛대로 민심을 걸러서 듣고 왜곡할수록 민심의 분노는 더욱 거세질 게 분명하다.



최근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에선 과거에는 보기 힘든 매우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67%였다.
 매주 실시하는 한국갤럽의 정치 지표 조사에서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최고 기록이었다.
정당 지지율 조사에선 새누리당 44%, 민주당 19%, 통합진보당 2%, 정의당 1% 등이었다.
 대통령 지지율(67%)이 여야(與野) 모든 정당들의 지지율의 합인 66%에 비해 더 높았다.

정치 여론조사가 본격적으로 실시된 1987년 이후 역대 정부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던 것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지난 주 갤럽조사에서는 새누리당 지지층의 대부분인 91%가 박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냈고, 민주당 지지층 중에선 44%, 무당파도 50%가 박 대통령을 각각 지지했다.

야당 지지층과 무당파에서도 절반 가량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많은 언론에서 보도했듯이 박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에는 ‘원칙있는 대북 정책’과 ‘외교 성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강도 높은 도발 위협에 시종일관 차분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나감으로써 중도층과 야권 지지층에게도 폭넓게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또 박 대통령은 외국 방문 때마다 지지율이 치솟았습니다. 5월 방미 후에는 6%포인트, 6월 방중 후에는 9%포인트, 최근 러시아·베트남 방문 기간에는 6%포인트 지지율이 상승했다.


	[클릭! 취재 인사이드] 과거엔 보기 힘들었던 특이 현상

각 정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정당정치 위기의 징후가 뚜렷한 것은 여야의 끝없는 막말 정치도 한 몫하고 있다.

요즘엔 상대 당의 주요 인사까지 비하하는 막말이 수위를 넘기도 한다.

새누리당 측이 "문재인 의원은 문제가 많은 의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하자, 민주당 쪽에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국민에게 황당한 우려를 주는 의원”이라고 맞받기도 했었다.

여야의 극한 대결로 인해 정당정치가 복원되지 않는다면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여야 갈등으로 내년도 예산안과 부동산시장 활성화 같은 민생·경제 관련 법안들에 대한 처리가 늦춰지거나 무산되면 ‘경제 살리기’란 국정 목표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은 연휴 내내 청와대에 머무르면서 지난 16일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 결렬로 꼬일대로 꼬인 대치정국에 대한 해법 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보따리의 추석 선물이 국민들의 가슴에 기쁨을 줄까 ?
기대가 된다

                                        중앙뉴스 / 신영수 기자 / youngsu49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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