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웃고 두산 울었다..500억 쩐의 전쟁 벌어져

FA영입 시장이 한산해졌다. 타구단과 협상을 시작한 17일부터 각 구단은 불꽃튀는 영입전을 벌이며 스포츠 신문 1면을 앞다퉈 장식했다. 특히 한화와 NC는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대어들을 낚아채며 FA시장의 ‘큰 손’임을 재입증했다.

▲ FA시장에서 '큰 손'으로 부상하며 대어 이용규, 정근우를 영입한 한화 이글스의 김응용 감독   

17일 FA시장에 나온 선수들이 각각 내년 시즌 행보를 끝마쳤다. 윤석민은 미국 메이저리그 팀과 협상을 준비중이여서 사실상 FA자격을 취득한 선수 가운데 둥지를 찾지 못한 것은 두산 소속이던 최준석 뿐이다.

국가대표 테이블세터진 ‘한화’로 모여라

17일 한화 이글스는 가장 빠르게 타구단 협상에서 미소지었다. 원 구단과 협상에 실패한 기아의 이용규와 SK의 정근우를 각각 총액 67억과 70억에 영입한 것이다. 내부 FA선수 이대수·한상훈·박정진을 모두 지켜낸 한화는 두 리드오프들의 영입으로 확실한 전력보강을 예고했다.

사제지간의 의기투합, NC 거대공룡 될까

김경문 감독 체제하에 두산 베어스에서 맹활약을 펼치던 이종욱과 손시헌이 구단과 협상에 실패하며 NC로 새 둥지를 틀었다. 공교롭게도 현재 NC 다이노스의 수장은 김경문 감독이다. NC는 17일 4년간 각각 총액 50억과 30억에 이종욱과 손시헌을 팀으로 불러들였다.

NC로썬 이번 FA 시장이 신생팀의 특혜를 누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보상선수 없이 해당 선수 연봉의 3배만을 지급하게 된 NC는 두 선수의 원 소속구단 두산에 약 11억만을 지출하게 됐다.

막강 테이블세터 이종욱과 노련미를 바탕으로 견고한 수비를 책임지는 내야수 손시헌의 영입으로 NC는 내년 시즌 가을야구에 지각변동을 예고할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대형 보낸 LG가 웃는다? 부활만이 살 길

이용규를 보내며 전력누수를 맞게 된 기아는 그의 대안으로 LG의 이대형을 영입했다. 사실이번 FA에서 이용규를 대체하거나 그 이상을 해 줄 선수는 이종욱이었다. 하지만 발빠른 NC의 조치로 기회를 얻지 못한 기아는 이대형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이대형을 보낸 LG 트윈스는 오히려 잠잠한 편이다. 이번 시즌 이대형은 타율 0.237, 13도루를 올렸지만 도루 성공률이 59.1%에 그치며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데뷔 이후 가장 나쁜 수치를 기록한 이대형은 LG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것이 부진의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기아에서는 당장 이용규의 빈자리를 채워야하는 임무를 맡아 주전으로 빈번히 출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연 기아는 이대형의 가세로 김주찬과 더불어 FA 테이블세터의 성공신화를 쓸 수 있을까? 두 이병규(9번‧7번), 박용택, 이진영, 정의윤 등의 존재로 벤치에서 몸을 풀던 이대형을 보낸 LG는 새로운 보상선수에 대한 기대에 미소를 띄우고 있다.

타구단 영입경쟁으로 과열된 FA시장..500억 시대 도래

한편, 17일 시작된 타구단 영입경쟁을 포함해 이번 FA시장은 과열된 경쟁으로 인해 선수들의 몸값이 높아졌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특히 롯데의 강민호가 4년간 총액 75억원을 받으며 종전 FA 최고가인 심정수의 60억을 거뜬히 돌파하는 등 몸값 논란이 불거져 나왔다.

17일까지 계약을 완료한 FA 선수 14명의 총액은 484억5천만원이다. 여기에 아직 구단을 찾지 않은 최준석이 계약할 경우 500억을 가뿐히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의 김응용 감독은 “워낙 시장이 좁다보니 FA시장이 과열됐다”며 “우선협상 기간의 유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FA자격취득기간을 5년 정도로 줄이고 많은 선수들이 시장에서 경쟁해야 과열도 줄어들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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