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과 공조 수사..현지 주민 폭행혐의 추가

조직폭력배 두목으로 한 때 ‘신상사 호텔 기습사건’을 일으키며 암흑세계를 주름 잡던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이 수십억원의 대출 사기를 벌이고 도주했다가 필리핀에서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관계 당국과 공조해 필리핀 북부 팜팡가주 앙겔레스시에 있는 한 카지노 건물에서 조씨를 검거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씨는 이르면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될 예정이다.


앞서 조씨는 지난 2010년 8월 서울 강남지역에서 유흥주점 2곳을 운영하면서 허위 담보서류를 이용해 제일저축은행에서 44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조씨는 2011년 6월 중국을 거쳐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이에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씨를 지명수배하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 수배를 하는 한편, 작년 3월 그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조씨는 이 과정에서 필리핀 교민을 폭행하고 협박해 수억원을 빼앗은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은 필리핀이 범죄자들의 해외 도피처로 주로 이용되는 이유로 4시간 안팎의 가까운 거리, 저렴한 물가로 인한 낮은 생활비, 화교로 위장이 가능한 점 등을 꼽았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는 현재 필리핀 이민국에 있다"면서 "수사관이 현지로 가서 신병을 인수하고 수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씨는 1970년대에 폭력조직 '양은이파'를 이끈 거물 조직폭력배로 1980년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구속돼 15년형을 선고받았다. 1995년 만기출소해 '신앙 간증'을 하기도 했으나 그 뒤 금품 갈취 및 해외 원정도박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기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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