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선중앙통신 “장성택 모든 직무에서 해임..당에서 제명”

[중앙뉴스 채성오 기자] 김정은이 자신의 고모부 장성택을 당에서 축출시키며 모든 직무에서 해임통보를 내렸다. 단종과 수양대군의 관계가 이어졌던 북한 권력이 반대 상황에 직면하며 김정은의 1인 독재체제가 굳어져 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일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장성택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고 일체 칭호를 박탈하며 당에서 출당·제명시키는데 대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를 채택했다"고 9일 보도했다.

▲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일 실각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좌측 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을 삭제한 기록영화(아래)를 내보냈다.  

조선중앙통신이 발표한 '정치국 확대회의에 관한 보도'에서는 "장성택 일당이 당의 통일 단결을 좀먹고 유일적 영도체계를 세우는 사업을 저해하는 반당반혁명적 종파행위를 감행하고 강성국가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 막대한 해독을 끼치는 반국가적, 반인민적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라고 밝히며 장성택의 실각설을 사실로 확인시켰다.

이어 "장성택은 당과 수령의 높은 정치적신임에 의해 당과 국가의 책임적인 위치에 등용됐지만, 인간의 초보적인 도덕의리와 양심마저 줴버리고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을 천세만세 높이 받들어모시기 위한 사업을 외면하고 각방으로 방해하는 배신행위를 감행했다"고 지적하는 등 강력한 비판이 이어졌다.

또한 장성택이 자본주의에 물들어 부정부패를 일삼고 여러 여성들과의 부당한 관계의 술판을 벌였으며, 도박에도 빠졌다는 등 죄명을 상세히 열거했다.

이는 지난해 7월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하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을 숙청할 때보다 더 강도가 높다. 북한은 리영호를 모든 직무에서 해임한다고만 했지만 장성택은 칭호 박탈과 출당·제명까지 포함시킨 것이다.

정권 2인자로 불렸던 장성택이 모든 직무에서 해임되면서 향후 재기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북한에서 김정은의 유일지배체제가 더욱 공고화되고 권력지형도 큰 변화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방송을 끝내며 조선중앙통신은 "앞으로도 혁명의 원칙을 저버리고 당의 영도에 도전하며 당과 국가의 이익,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자는 그가 누구이든 직위와 공로에 관계없이 추호도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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