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권을 겨냥한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심화

연임 도전이 유력시되는 정세균 대표 등 친노.386 중심의 당권파에 맞서 정동영의원을 축으로 한 비주류가 세결집을 본격화하고 손학규 전 대표의 조기 복귀 움직임까지 감지되면서 이들 `빅 3' 간 대결 전선이 구축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 약 20명의 의원은 31일 회동하고 당내 현안을 논의했다.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당내 소통 문제가 의제였지만 참석 의원 상당수가 정 대표와 각을 세워온 점 때문에 비주류의 집단적 세과시로 비쳐졌다.

참석자는 당직을 맡지 않고 있는 `평의원'으로 제한됐고, 비주류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되는 강창일 문학진 장세환 의원이 참석해 정 대표의 당 운영 방식을 성토했다.

이날 회동은 국민의 관심이 온통 서해 초계함 침몰사고에 쏠린 가운데 이뤄진 것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장세환 의원은 "당이 이대로 가서는 지방선거 승리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상당한 우려와 위기감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당권파가 지방선거 공천을 당권 재창출의 수단으로 삼고 전횡을 일삼고 있다는 얘기다.

비주류 한 의원은 정 대표가 최근 고향인 전북 도당에서 결정한 경선방식을 뒤집은 사례를 들어 "당내 민주주의는 안중에도 없고 당권 장악에 혈안이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류 측은 "침몰 사고 와중에도 세과시를 하는 것 자체가 어떻게든 당권을 잡아보겠다는 마각을 드러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핵심 의원은 "정 의원이 사조직인 `정통들'을 풀어 일개 시골 군의원까지 자파 사람을 심으려고 하고 있다"며 "백의종군한다면서 밤에는 야광옷을 입고 뛰고 있다"고 비난했다.

손 전 대표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그간 정 대표와 협력적 경쟁관계를 지속해왔지만 야권 연합공천 협상 과정에서 "사이가 틀어졌다"는 관측이 나왔고, 최근 들어선 곧 복귀가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가 측근들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비주류 모임에 손 전 대표의 복심이라 할 김부겸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자 `손학규-비주류 연대론'까지 제기됐다.

현재 가능성은 반반이지만 손 전 대표의 복귀로 빅 3간 경쟁이 현실화되면 당권의 향배가 걸린 시.군.구 기초단체 경선이 대리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비주류에선 한명숙(서울시장) 전 총리와 김진표(경기지사), 송영길(인천시장) 최고위원 등 친노.386 출마로 가닥이 잡힐 듯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공천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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