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정권의 2인자로까지 불렸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결국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장성택의 실각설은 지난 3일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게 보고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당시 국정원은 지난 11월 하순 북한이 장성택의 핵심 측근인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을 공개처형했다며 "장성택이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다음 날인 4일 "충신은 99%짜리란 있을 수 없다" 등의 표현으로 최고 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고 이를 두고 장성택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신중론이 적지 않았다.

또 장성택의 측근이 망명했다는 미확인 정보가 언론에 나오는 등 각종 '설'이 난무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재방송된 북한 조선중앙TV의 군부대 시찰 기록영화에서 장성택 부위원장의 모습을 모두 지워지는 일이 생겼다.

북한은 이틀 뒤인 9일 장성택이 '반당·반혁명 종파행위'를 했다며 그를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고 당으로부터 출당·제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중앙TV는 장성택이 정치국 회의에서 인민보안원 두 명에게 끌려나가는 장면을 담은 사진도 방송했다.

북한 매체는 숙청 사실을 공개한 뒤 "장성택과 그 일당을 설설 끓는 보이라(보일러)에 처넣고 싶다" 등의 주민 반응을 전하며 대대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

장성택이 '국가전복'과 관련된 혐의로 중형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 북한은 숙청을 공개한 지 불과 나흘 만인 오늘(13일) 오전 장성택을 처형한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당초 장성택이 '반당·반혁명적 종파분자'로 낙인찍혔기 때문에 최소한 정치범수용소로 가는 중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장성택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경희 당비서의 남편이자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부라는 점에서 이렇게 빠르게 사형당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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