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새해에는 우리 국민들 모두 안녕들 합시다!

계사년(癸巳年) 한해가 저물어 간다. 기자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세월이 얼마나 빠르게 지나갔는지 스스로 올 한해를 되돌아보게 된다.

대한민국 근대사에서 첫 여성 대통령을 배출했던 2013년의 계사년(癸巳年)이 상처와 아품을 뒤로한채 저물어가고 갑오년(甲午年)이 돌아온다. 

너나 할것 없이 한해를 더듬어 볼때 스스로가 목표하고 다짐했던 일들이 기대 이상으로 마무리 되어 가슴 뿌듯한 연말을 보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때로는 원치않는 결과로 지난 일년이 후회스럽거나 아쉽게만 느껴져 하루라도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는 일부의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또 마지막까지 목표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올 한해를 복기(復棋)하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좋아질 것 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짐하는 국민들이 꼭 이맘때가 되면 많아지는 이유다.

예로부터 우리 나라는 농사가 국가의 근간이고 국민을 먹여 살리는 나라의 기둥 산업이었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의 피와 땀으로 얼룩진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의 부모들이 모진 고생과 노력, 나라의 적극적인 농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 정책에 힘입어 호랑이 보다 무섭다는 배고픔의 대명사인 보릿고개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결코 우리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농업은 소홀이 다뤄서는 안될것이다. 기자가 바라본 농민들은 올 한해 ‘풍요 속의 빈곤’이란 말을 실감했던 한해였다고 감히 말을 하고싶다.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농민들은 가장 힘이없는 집단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네 농촌은 지난해까지 홍수처럼 밀려드는 수입농산물 때문에 상처를 많이 입었다.애써 지은 농산물을 헐값에 팔아야 했던것도 모자라 정부의 대책없는 정책은 국내산 농산물의 풍작이라는 악재를 만나 또 한번 가격폭락을 격으며 시름에 잠겨야 했다.

무·배추를 비롯해 고추와 마늘·양파 등 주요 농산물의 풍작으로 가격이 폭락해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려운 현실로 내몰렸고 결국 농민들의 주머니는 초라할 만큼 쪼그라들게 됐다. 반면 소비자들은 풍작의 혜택을 누리는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안보차원에서는 군사적으로는 세계 강대국들의 관심이 더욱더 동북아로 쏠림 현상이 나타난 한해였다.

북한은 김정은의 등극과 함께 더 극한대결을 부추기고 있으며, 주변 강대국들은 한 세기 전 구한말을 연상시킬 정도로 영토 확장은 물론 군비 경쟁 등으로 자국의 이익 챙기기에 골몰했던 한해다.

120년 전에 중국과 일본이 맞대결했다면 이번엔 중국과 미국이 동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대결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미국 편에 섰고 이제 한국역시 영원한 군사적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미국은 한·일 등 동맹국에 제공되던 대중 봉쇄의 비용을 우리가 떠맡기 원한다. 더 이상 핵우산에 무임승차하는 일은 허용되지 않을 태세다. 아시아판 미사일방어(MD) 체제에 참여하라고 강요하거나 미군 기지의 신설, 또는 재배치 비용을 떠넘기는 게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동아시아 공동체를 내세웠던 하토야마의 민주당 정권은 후텐마 기지 이전과 소비세 인상 문제로 허망하게 무너졌다. 뒤를 이은 아베 총리는 이런 국제적 상황을 우파의 오랜 염원인, 일본 재무장화에 이용하는 계기로 활용했다.아베총리는 한 발 더 나아가 한국, 중국과의 영토분쟁, 역사분쟁을 아주 유용한 수단으로 이용했다.

미국은 아시아 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요구를 수용했고 그 대가로 일본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참여를 결정했다.

또다시 맞은 갑오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동북아의 여러 나라들과 힘을 합쳐 TPP 협상의 공개를 요구해야 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현재 협상 중인 한·중 FTA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의 플랫폼으로 완전히 다시 판짜기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새판에 외환보유액의 공동관리를 포함한 금융협력, 환경협력, 에너지 협력 등을 집어 넣어야 한다.그래야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두 손 벌려 환영 할 것이고 TPP 역시 예의 독소조항을 제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우리가 이 지역의 방위비용을 내야 한다면, 동아시아 공동안보체제를 만드는 편이 대중국 봉쇄망보다 훨씬 안전할 것이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가 이 격랑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가 의문이다.

대통령선거를 엊그제 한 듯한데 벌써 1년이 흘렀다. 남은 4년도 후딱 지나갈 것이다. 시간은 치명적인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다. 다시말해 시간은 특정 개인이나 사회·국가를 위해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우리에게 계사(癸巳)년 한 해가, 1년전 상황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채 아니 오히려 여러가지 악재들로 후퇴하거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에 지나가버렸다면 이제 새롭게 맞이하는 갑오(甲午)년 2014년에는 올해처럼 퇴행이나 제자리걸음을 용납해서는 안된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하여 몇 걸음이 아니라 경쟁국가들의 추월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뛰어야 하는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고 국민들은 똘똘 뭉쳐야 할때다.

내부적으로 여야의 대치정국은 1년내내 지속됐다. 올해도 국회의 예산안 처리는 법정기일을 넘겼고, 개인정보에 대한 불법 열람과 유출이 이뤄졌다.

과거 왕정시대에 임금조차도 열어보지 못하는 국가기록물들이 상식밖의 정권의 실세들이 권력을 이용해 버젓이 유출시켜 그 논란은 1년 내내 지속됐다.

그야말로 세계화를 외치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반칙행위가 횡행한 사회였다.한마디로 국제적으로 개망신 당한 한해였다.

복지정책은 어떠한가? 대통령선거를 앞둔 작년 이맘때 박근혜 후보는 새 기초노령연금 제도 도입, 상생 정치, 차별 철폐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그 어느 것 하나 딱부러지게 지켜진 것이 없이 유야무야 년말을 맞았다.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준다던 기초연금은 원안보다 대폭 축소되자 자신의 무능을 자책하던 주무장관은 자리를 떠났고, 여야는 상생은커녕 하루도 빠짐없이 정쟁을 일삼았다.

빈부·지역·세대·남녀·학력 등에 의한 차별은 갈수록 심화됐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하수준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잇따른 한해였다. 대통령의 공약은 대답없는 메아리라고 하는 국민들도 있다.

임기 첫 해였으니 좀 더 두고보자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상황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없다. 오히려 1년전 치른 대통령선거가 불공정했다며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제 새해가 시작된다. 새해는 ‘말(馬)’의 해다. 말은 우리 민족의 힘찬 기상을 상징하는 역동적인 동물이다. 또 힘과 능력의 상징으로 여겨  영물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기도 한다.

한걸음마다 땅을 박차고 달리는 말의 해를 맞아 대한민국의 기상을 드높이고 세계를 호령하는 제 2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가자.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한해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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