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이번주말 '데드라인'…채권단 "더는 돈 못준다"

쌍용건설 채권단 지원 불발…상장폐지 확실시 관련 이미지

이번 주말을 '데드라인'으로 잡은 쌍용건설에 대한 채권단의 지원이 사실상 무산됐다. 상장폐지는 기정사실이 됐다. 부실을 견디지 못한 쌍용건설이 결국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쌍용건설 채권단은 5천억원 출자지원 방안을 사실상 포기했다.

5천억원 출자전환은 완전자본잠식을 막고 상장을 유지하는 최소 요건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출자전환 1안(5천억원)과 2안(3천800억원) 중 1안은 물 건너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결국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쌍용건설은 상장폐지가 확실시된다.

폐기된 1안 대신 2안이 채택돼도 쌍용건설은 공사 수주에 필요한 최소자본만 유지한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관계자도 "출자전환에 대한 채권단의 의견 제시 데드라인을 오는 27일로 잡았다"며 "이 때가 지나면 물리적으로 지원이 어렵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2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우리은행이 '마지노선'으로 잡은 오는 27일까지 의견을 주겠다는 곳은 없는 상태다.

쌍용건설 출자전환 의결권 비율은 우리은행 27%, 서울보증보험 17%, 산업은행 17%, 신한은행 13%, 국민은행 9%, 하나은행 8%, 무역보험공사 3% 등이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신규 자금을 지원한 지 6개월 만에 출자전환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앞으로도 적자만 쌓일 기업에 돈을 들이붓는 건 배임이다"고 말했다.

출자전환 및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해임과 더불어 채권단에 의견을 물은 3천억원의 신규자금 지원도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신규자금 3천억원 가운데 1천800억원은 쌍용건설 운영자금으로 쓰이지만, 1천200억원은 비협약채권자인 군인공제회에 대한 원리금 상환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출자전환과 신규자금 지원을 고려할 수 있는 조건으로 삼았던 군인공제회와의 담판도 무위로 돌아갔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지난 23일 김진훈 군인공제회 이사장과 만났으나, 소득 없이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지난 8월 채권단과 협의한 기존의 양보안에서 달라진 건 없다는 게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쌍용건설에서 받아야 할 원리금 1천235억원 중 원금 850억원을 올해 400억원, 내년 450억원으로 나눠 받고 이자를 깎아주겠다는 게 군인공제회의 입장이다.

채권단의 지원이 불발됨에 따라 쌍용건설은 협력업체에 대한 월말 대금 결제가 연체되고 공사 차질도 불가피해졌다.

금융권에선 쌍용건설 지원을 놓고 채권단이 시간을 끄는 것보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을 중단하고 법정관리로 선회하는 게 원칙에 맞는다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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