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은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전격 참배를 일제히 규탄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어떤 행동과 말로도 일본의 침략전쟁과 군국주의의 과거사는 정당화 될 수 없다"며 "부끄러운 과거사를 참회하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노력을 보이기는커녕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고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력히 규탄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지난 역사 속에서 희생된 일본인들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세계적인 리더로서 가야하는 길이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위상을 고려한다면 오늘 아베 총리의 발언 더 이상의 망언은 있을 수 없고, 오히려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 대변인은 "최근 북한 상황과 동북아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급박한 상황 속에 놓여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한·미·일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안보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라도 일본이 왜곡된 역사인식을 바로잡고 일본 정부의 신사 참배와 역사교과서 왜곡, 나아가 최근 우리 군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집단적 자위권의 정당화 시도 등을 멈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현 민주당 원내대변인 역시 "아베 총리의 몰역사적 행보에 대해 규탄하며, 한일 관계의 파국뿐만 아니라 동북아 평화질서를 깨뜨리는 망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1970년 폴란인들 앞에서 무릎을 꿇음으로써, '무릎을 꿇은 것은 한 사람이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전체였다'는 평가를 받은 서독 수상 빌리 블란트의 역사인식과 진정성을 본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2013년 총리 자격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함으로써 '일어선 것은 아베 한 사람이지만 무릎을 꿇은 것을 일본 전체였다'고 역사는 분명히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원유철·김을동 의원, 민주당 강창일·유기홍 의원을 공동대표로 여야 의원 100여명으로 구성된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역시 이날 국회 정롱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로 한일 양국의 외교관계는 치명적인 파탄 위기에 봉착했으며, 한일 양국 신뢰 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달았음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대한민국 국민을 철저히 무시하고, 동아시아 이웃 국가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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