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야의 종은 왜 33번 치지?' 누리꾼들 관심



다사다난했던 계사년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오늘 31일 수도권일대에서는 갑오년의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제야 행사와 해맞이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서울시는 31일 밤 12시 종로 보신각에서 박원순 시장과 시민대표 11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신각 종을 33번 울리는 '제야(除夜)의 종' 행사를 연다.

비보잉 팀 소울섹터 크루, 필리핀 출신 여가수 그레이스 이브 등의 공연이 식전행사로 펼쳐지며 타종 후에는 소년 성악가 양승일이 들려주는 새해 희망의 노래, 새시대의 메시지를 담은 미디어 퍼포먼스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날 행사에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보신각 등 도심을 지나는 지하철 1~9호선, 시내버스 44개 노선을 새벽 2시까지(종착역 기준) 연장 운행하기로 했다. 다만 운행계획이 바뀔 수 있으니 운행일정은 미리 확인해야 한다.

이날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30분까지 종로, 청계천로, 무교로 등 종로 일대 도로는 전면 통제되며, 지하철 1호선 종각역은 무정차 통과한다.

경기도는 정전 60주년이었던 2013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화해와 상생, 평화 통일을 기원하는 제야행사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김문수 도지사, 동아시아경기대회 볼링 6관왕 손연희 선수, 다문화가정 대표 등이 참석해 타종자로 나선다.

전국을 돌며 클래식 공연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우주호와 음악친구들'은 타종에 앞서 축하공연을 선보인다. 최근 DMZ체험관으로 탈바꿈한 임진각 인근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에서는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소리와 빛을 이용한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경기 수원시도 이날 오후 9시부터 화성행궁 광장에서 제야콘서트와 함께 타종식을 준비했다. 타악 퍼포먼스, 소프라노 이영숙(상명대 교수)과 중창단의 성악메들리를 비롯한 다양한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인천시는 오후 6시부터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 특설무대에서 송년 제야의 밤 문화축제를 연다. 오후 7시 시작되는 송년콘서트에는 부평구립 풍물단,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 공무원 밴드 '공무수행' 등이 참여한다.

인천 서구는 오후 4시40분부터 오후 8시까지 경인 아라뱃길 인천여객터미널 인근 정서진 아라빛섬 광장에서 정서진 해넘이 축제를 연다. 식전 공연, 해넘이 소망 풍등 날리기, 체험부스, 먹거리 장터 등이 마련되며, 오후 8시부터는 불꽃 축제도 펼쳐진다.



▲ 서울 종로구 보신각 '제야의 종'    
한편,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맞이해 '제야의 종을 왜 33번 치나'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새해 첫날이 밝는 자정,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을 33번 치는 것은 조선시대에 이른 새벽 사대문 개방과 통행금지 해제를 알리는 타종, 즉 파루를 33번 친데서 연유한 것이다.

시계가 없던 시절, 사람들은 해를 보고 시간의 흐름을 짐작했다. 해시계가 보급된 후엔 좀 나아졌지만 밤중에 시간을 몰라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백성들에게 밤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 정부가 맡은 큰 일 중 하나였다.

자시 축시 인시 등으로 불렀던 하루 12시간 중 밤에 해당하는 5시간, 즉 술시에서 인시까지는 이를 초경 이경 오경으로 나누어 각 경마다 북을 쳤다. 또 각 경은 다시 5점(오점)으로 나누어 각 점마다 징이나 꽹가리를 쳤다. 한 경은 오늘날 시간으로 따지면 2시간, 한 점은 24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소리를 모든 주민이 들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사대문이 닫히고 주민 통행금지가 시작되는 이경(밤 10시경)과, 통행금지가 해제되는 오경(새벽 4시경)만큼은 종로 보신각에 있는 대종을 쳐서 널리 알렸다. 이경에는 대종을 28번 쳤는데 이를 인정(인정)이라 했고, 오경에는 33번 쳐 이를 파루라 했다.

인정에 28번을 친 것은 우주의 일월성신 이십팔수(28별자리)에게 밤의 안녕을 기원한 것이고, 파루에 33번을 친 것은 하늘의 삼십삼천에게 하루의 국태민안을 기원한 것이었다.

[중앙뉴스 / 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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