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음 부도율이 최근 3년래 최악의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장기간 경기 침체로 쓰러지는 기업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1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1년간 어음교환소에 교환 회부된 어음과 수표 등 교환 회부액은 3천771조4천억원으로 이 가운데 5조2천억원이 부도 처리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부도율은 0.14%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있던 지난 2010년(0.15%) 이후 3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간 부도율은 카드사태 때인 2004년 0.18%에서 2006, 2007년에 0.11% 수준으로 낮아졌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0.15%, 2009년 0.14% 등 3년간은 0.1% 중반대로 악화됐다.

이어 2011년 0.11%, 2012년 0.12% 등 다시 0.1% 초반대에서 움직이다가 지난해 급등했다.

지난해 부도율의 상승은 무엇보다 비교적 덩치가 큰 대기업들이 자금난에 처하면서 줄줄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재계 서열 13위까지 오른 STX는 공중분해 된 지경이고 동양그룹도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 등 5개사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며 연말에는 쌍용건설이 그 뒤를 따랐다.

실제 월별 부도율을 보면 작년 8월까지는 0.09∼0.14% 사이를 오르내리다가 동양그룹의 기업어음(CP)이 대거 부도 처리된 9월에 2년 5개월만의 최고 수준인 0.24%로 치솟았으며 10월에도 0.22%를 기록했다.

작년 12월의 부도율도 평월보다 훨씬 높은 0.18%로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장수를 기준으로 한 부도율은 0.03%로 전년과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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