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고차 시장에 나온 경차 10대 가운데 3대는 주행 거리가 3만㎞에 못 미치는 신차급 매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전문업체 SK엔카는 지난해 홈페이지에 등록된 중고차 매물 130만여대를 대상으로 차급별 주행 거리를 분석한 결과 작은 차일수록 얼마 타지 않은 채 중고로 내놓는 경우가 많고, 큰 차는 주행 거리가 길어졌다고 15일 밝혔다.

배기량 1천CC 미만 경차는 주행 거리가 1만㎞ 이상∼3만㎞ 미만인 매물이 전체의 30.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3만㎞ 이상∼5만㎞ 미만(18.85%)과 1만㎞ 미만(15.73%) 순으로 매물이 많아 경차의 65% 이상이 주행 거리 5만㎞를 채우지 못했다.

소형차와 준중형차 역시 1만㎞ 이상∼3만㎞ 미만을 타고 중고로 되파는 경우가 각각 20.8%와 20.5%에 달해 가장 비중이 높았다.

SK엔카 인터넷사업본부 박홍규 본부장은 "사회 초년생들이 경차, 소형차, 준중형차 등을 첫 차로 선택한 뒤 1∼2년 타다가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 좀 더 큰 차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아 주행 거리가 짧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차급에 여성 구매자들이 많은 것도 주행 거리 단축에 한몫을 했다.

한편 덩치가 커질수록 주행 거리는 늘어나 중형차는 5만㎞ 이상∼7만㎞ 미만이 14.3%, 대형차는 7만㎞ 이상∼9만㎞ 미만이 13.6%로 가장 많았다.

대형차는 주행 거리 9만㎞ 이상∼11만㎞ 미만인 매물이 13.4%를 기록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SK엔카는 "대형차는 신차뿐 아니라 중고차도 가격이 만만치 않아 작은 차처럼 자주 바꾸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오래 타는 편"이라고 전했다.

법인이나 개인 사업자가 대형차를 리스 차량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리스는 기본 계약 기간이 3년이지만 출퇴근·출장 등 업무 용도로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개인 차량과 비교해 주행 거리가 길다고 업체는 덧붙였다.

박홍규 본부장은 "준중형차 이하는 교체 주기가 짧고, 새차나 다름없는 중고 매물이 많아 중고차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중고차 시세는 주행 거리 1만㎞(1년)당 평균 10%씩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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