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연예인 부탁받고 민원 해결…병원장 내사도 개입 혐의

최근 2∼3년 사이 검사들의 잇단 추문·비리로 격랑에 휩싸였던 검찰에 또 악재가 터졌다.

현직 검사가 자신이 수사했던 여성 연예인의 부탁을 받고 '민원 해결'에 나서고 사건 관계인의 내사·수사 사건에도 직·간접으로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 감찰본부(이준호 본부장)는 변호사법 위반 및 형법상 공갈 혐의로 춘천지검 전모(37) 검사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전 검사는 자신이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했던 연예인 에이미로부터 지난해 초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수술을 한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최모(43) 병원장을 만나 재수술과 치료비 환불 등을 강요한 의혹과 최 원장의 내사 사건에 직·간접으로 관여한 의혹 등으로 감찰 및 수사를 받아왔다.

과거에는 간간이 불거졌던 검사의 비리·추문 사건은 최근 몇년 사이에 해마다 터져 나올 정도로 빈번해지고 있다.

2011년에는 이른바 '벤츠 여검사' 사건으로 검찰 조직이 격랑에 휩싸였다.

이는 내연 관계에 있던 변호사가 고소한 사건을 동료 검사에게 청탁해 주고 이 변호사로부터 벤츠 승용차를 비롯해 금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여성 검사가 구속 기소된 사건이다.

2012년 11월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을 지낸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부장검사급)가 10억 원 가량의 뇌물을 받은 사건이 터졌다. 직무와 관련한 검사의 수뢰 규모로는 사상 최고액이었다.

그가 전국의 각 근무지를 돌면서 기업과 다단계 사기범에게서 꼬박꼬박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더구나 수뢰 범죄를 저지른 검사는 평소 정·재계를 대상으로 한 특별수사의 전문가였다는 점에서 여론의 반응은 더욱 싸늘했다.

같은 달에 로스쿨 출신으로 서울동부지검에서 실무수습을 받던 전모 검사가 자신이 조사하던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이어 2012년 12월에는 자신이 수사한 사건을 매형이 근무하는 법무법인에 소개한 서울중앙지검의 박모 검사가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5월에는 전주지검의 한 검사가 책상 서랍에서 수백만원의 돈다발이 발견돼 감찰을 받았다. 감찰 결과 지인의 부탁을 받고 부당 접견을 주선하고 수차례 골프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해임 권고 처분을 받고 검찰을 떠났다.

이후 검찰은 다양한 수습 방안과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1년여만에 다시 검사의 비리 사건이 터져 검찰의 '사후약방문식 보완'이 미흡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될 전망이다.

법무부와 검찰은 지난해 검사가 사건 관계인 등으로부터 금품·향응을 받은 사실이 들통나면 징계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징계법 개정안을, 비위를 저질러 면직된 검사에 2년간 변호사 자격을 주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을 각각 마련해 입법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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