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카드사들이 17일부터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유출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유출된 정보가 이름·이메일·주소·전화번호·연소득·신용등급 등 10여 가지가 넘는데다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19개 항목의 개인 신상 정보까지 털린 고객도 있다.

농협카드의 경우 성명, 전화번호, 카드번호, 카드 유효기간까지 유출된 것으로 밝혀져 외부 업자에게 넘어갔을 경우 심각한 금융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일부 고객은 카드번호는 물론, 여권번호까지 유출되기도 했다.

카드 가입시 마일리지를 적립하려고 항공사 마일리지와 연계했는데 이번에 유출되면서 같이 정보가 새어 나간 것이다.

한 카드 소지자는 "각종 정보에다 집 주소까지 털렸다고 하니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든다"며 "정말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카드는 안 쓰고 국민은행 계좌만 보유하고 있던 한 고객은 은행계좌를 만들 때 기입하는 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다른 피해자는 10년 전 카드를 해지했는데 이번에 정보가 유출돼 카드사에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유출된 정보 내역에 카드 비밀번호가 유출됐다는 피해자는 아직 없지만 카드 비밀번호가 유출됐을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다른 피해자는 "이 정도의 정보가 새어 나갔다면 비밀번호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았다는 검찰이나 카드사의 발표를 믿기 어렵다는 분위기이다.

한 피해자는 "검찰이 원본을 확보했다고 하는데, 개인정보 유출자들이 원본 하나만 갖고 있을 리 없다"며 외부 유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외부 유출이 안됐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스팸 전화나 문자, 이메일이 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카드사 고객 정보 유출 피해자에는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등 사회 지도층 인사와 연예인까지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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