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입법조사처.."연예인 자살을 계기로 본 한국의 자살예방대책"
국회입법조사처.."연예인 자살을 계기로 본 한국의 자살예방대책"
  • 지완구 기자
  • 승인 2010.04.09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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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논점49호 발간
국회입법조사처 원시연은 이슈와논점 제49호에서 현재 우리사회의 문제가 되고있는  "연예인 자살을 계기로 본 한국의 자살예방대책"을 발간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연예인 자살과 사회적 영향력

지난 3월 29일, 유명연예인이자 고(故) 최진실씨의 동생인 최진영씨가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최진영씨의 경우는 2008년 10월, 최진실씨가 자살한 이후 1년 5개월 만에 다시 자살을 선택했다는 점 때문에 국민들에게 더욱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연예인

일시

사유

최진영

2010. 3.29

가족의 자살과 연예활동 공백으로 인한 우울증

장자연

2009. 3. 7

연예기획사의 성상납 요구 등에 따른 우울증

최진실

2008.10. 2

이혼 및 악성 댓글(사채루머)로 인한 우울증

안재환

2008. 9. 8

거액의 채무로 인한 처지비관과 우울증

정다빈(정혜선)

2007. 2.10

연예활동 공백으로 인한 우울증

유니(허윤)

2007. 1.21

악성 댓글과 새 앨범 발표에 따른 스트레스와 우울증

이은주

2005. 2.22

연예활동과 가족부양 부담에 따른 우울증

김광석

1996. 1. 6

가족불화에 따른 우울증

서지원

1996. 1. 1

새 앨범 발표에 따른 스트레스와 우울증


연예인의 자살은 당사자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서 소위 “베르테르 효과”를 불러 일으켜 일반 국민들에게도 자살 충동을 전염병처럼 번지게 한다는 점으로 인해 사회적 병리현상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연예인들이 자살로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았다. 무명 연예인들의 자살까지를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지만, 1990년대 이후 전 국민에게 큰 충격과 영향을 끼쳤던 사건을 중심으로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연예인들의 자살과 관련한 원인분석 과정에서 예외없이 등장하고 있는 사실은 이들이 평소부터 “우울증”을 앓아 왔었다는 점이다.

방송연예산업은 대중적 인기와 경제적 보상 등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직업적 특성으로 인해 수많은 연예인 지망생들을 거느리게 되며, 이들 지망생들은 “스타”가 되기를 꿈꾸고 갈망하면서 오랜 무명시기를 견뎌냈거나 진행 중이다.

그 과정에서 소속기획사 등으로부터 성상납 등 부당한 요구를 강요받거나, 무명시절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합의했던 이른바 “종신고용계약” 등으로 인해 법적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견된다.

그러나 오랜 무명시기를 거쳐 유명연예인이 되더라도 철저히 “상품성”과 “수익성” 원칙에 근거하여 평가되며, 그 결과 연예활동의 공백이 빈번히 발생하게 되고, 긴 공백기 동안 자신이 더 이상 상품가치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처지비관 등으로 인해 우울증 등을 앓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공인이라는 신분으로 인해 사생활이 공개되다보니 우울증 등에 대한 정신치료가 적절한 시점에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워 증상을 악화시키는 문제들도 지적되고 있다.

이는 오랜 공백 기간동안 연예계 컴백을 준비 해왔던 연예인이 돌연 자살을 선택하거나 악성 댓글 등으로 인한 우울증세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들에서 쉽게 발견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게다가 연예인의 자살을 다룬 매체의 보도방식 등이 선정적이며, 시청자에게 사망한 연예인의 구체적인 자살 방법과 관련된 세부정보를 제공해 주는 등 평소 자살을 시도해 보았거나 이를 고민하던 일반인들도 쉽게 자살을 행동으로 옮기게 만드는 기폭제 구실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적인 예로 이은주씨의 자살에 대한 경쟁적 보도는 2005년 2월 한달 동안 자살자수의 급증을 낳아 1,16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다른 해 같은 기간에 비해 자살자수가 425명이나 더 늘어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건으로 인용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두 가지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하나는 연예인의 자살사건이 대다수의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력이며, 다른 하나는 한국에서 자살을 시도하려고 고민하던 국민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이은주씨의 자살은 일반인들이 자신의 자살충동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유발요인이 된 것으로 평가해 볼 수 있다.

2. 한국의 자살관련 현황

한국인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율이 OCED 국가들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사실은 최근 들어 빈번히 보고되고 있다. 한국의 자살률은 2003년 이후 현재까지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에 지속적으로 머물러 있다.

OECD Health Data(2008)에 의하면, 한국은 2007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자살사망자수가 24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였다. 2위인 헝가리는 21명(’05년), 3위인 일본은 19.1명(’06년)으로서 그 격차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자살률이 가장 낮은 그리스의 2.9명(’06년)과 비교할 때는 약 8.3배나 높은 수치에 해당된다.

3. 정부의 자살예방대책 연혁

정부는 한국에서 자살자수가 급증하기 시작한 결정적인 계기로 1997년의 경제위기와 2003년의 신용카드대란을 꼽고 있다.

그 결과 정부 차원에서 자살과 관련된 대책을 수립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이며, 복건복지부 주도로 제1차 국가자살예방5개년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이 수립되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최종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자살률 감소에 실패함으로써 실효성에 대한 논란을 가져왔다. 이에 제1차 기본계획이 미처 종결되기도 전인 2007년에 국무총리실 주도로 범정부 차원의 자살예방대책이 발표되었고, 2008년에는 범부처가 참여하는 제2차 자살예방종합대책(이하 종합대책)을 수립하게 되었다. 종합대책은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모색하여 궁극적으로 인구 10만명 당 자살사망률을 20명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그 목표로 삼고 있다.

4. 제2차 종합대책의 주요 내용

정부의 종합대책은 사전 예방적이고 능동적인 접근을 통해 자살률을 감소시키는 것을 정책추진의 방향으로 설정하였으며, 이를 위한 3대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개인의 정신보건분야와 사회환경적 접근을 통해 능동적이고 사전 예방적 차원의 자살예방대책을 수립·추진한다.

둘째, 자살예방에 대한 거버넌스, 법·제도 등 체계확립을 통해 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한다.

셋째, 사회단체, 종교계, 언론계 등 시민사회와 정부가 협력하여 민간주도의 내실 있는 자살예방정책을 추진한다.

이러한 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10대 과제와 각 과제에 따른 2~3개의 세부과제(총 29개)를 두고 있다.

5. 자살예방사업 현황과 문제점

제2차 종합대책이 자살률을 낮추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여 정책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세부과제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미 2차년도에 진입한 5개년 종합대책이 출발부터 미진한 점들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29개 세부과제의 내용을 검토해 보면, 자살예방사업에 초점을 맞춘 직접과제보다는 간접과제가 더 큰 비중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게다가 간접과제의 대부분은 신규과제가 아니라 기존과제에 해당된다. 이는 사회환경적인 접근이라는 미명하에 기존에 보건복지부 등에서 추진되어 왔던 상당수의 사회 취약계층 지원사업과 사회안전망 구축사업을 간접과제로 분류하여 자살예방사업 항목에 끼워 넣고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면서 관련 예산을 상호간 구분없이 중복해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신규과제 12개 중에서 6개(자살시도자·유가족 지원방안 마련, 경찰 및 긴급구조요원 자살예방 교육강화, 자살예방법 제정, 제3자 통화체계 및 응급출동체계 구축, 자살예방사업 모니터링 체계 구축,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적 자살예방 시범사업)과제가 2009년부터 추진되거나 완료되는 것으로 제시되어 있지만, 2010

년 현재 제대로 추진되고 있거나 완료된 과제는 없었다.

2005년부터 자살예방사업을 추진해 온 서울시 광역정신보건센터 산하 자살예방센터 관계자에 의하면, 정신보건기관이 자살사업을 수행하기 시작한 것도 매우 최근의 일인데다가, 자살예방센터 운영과 관련된 사업은 지자체 소관으로서 복지부의 사업지침에 의존할 뿐 법적 근거가 없어 업무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사업의 확대와 예산확보 등이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광역형 자살예방센터는 서울시와 경기도 등 극히 일부에만 설치되어 있으며, 블루터치 핫라인(1577-0199)으로 불리는 자살 및 정신건강상담전화가 24시간 운영되는 센터도 서울시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업무매뉴얼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자살예방위기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센터, 경찰, 긴급구조요원 간의 협조체계가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3단계 예방시스템(사전예방-고위험군 조기발견 및 치료-유지)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자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우울증에 대한 자가검진 프로그램이 블루터치 홈페이지(http://www.blutouch.net)에서 제공되고 있지만, 예산의 부족으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한계 등도 발견되었다. 자살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민간 시민단체인 한국자살예방협회, 생명의 전화 등과 지자체 센터, 중앙정부와의 협조적 거버넌스 구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지적도 있다.

6. 정책적 제언

따라서 다음과 같은 개선사항이 요청된다.

우선, 가칭「자살예방법」등을 제정하여, 기존에 정신보건사업의 일부분으로 추진해오던 자살예방사업의 법적 근거를 시급히 마련하고 특화시킬 필요성이 있다.

종합대책에서 입법화 과제는 정부기획/정부집행 과제로 분류되어 2009년도에 완료될 계획이었으나 아직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둘째, 정신보건학적 접근과 사회환경적 접근이 제대로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정책적 전략이 요구된다. 보다 구체적으로 사업예산의 균등한 배분, 직접과제와 간접과제, 기존과제와 신규과제 간의 균형이 필요하다.

셋째, 이미 시·군·구 등에 설치되어 있는 정신보건센터의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동시에 자살예방사업의 광역형 허브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광역형 허브는 자살예방프로그램의 기획 및 개발, 홍보 및 인식개선사업 등을 추진하고,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정보DB 구축 사업 등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이책에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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