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원인부터 안전까지…AI 궁금증 풀어주는 일문일답 ,[인터뷰]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AI상황실장(차관보)

전북 고창의 한 오리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지 13일이 지났다. 그간 방역당국의 신속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의심축이 계속 신고되는 등 전국 확산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상황이 장기화되며 AI 및 가금류 소비, 건강 등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염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정책브리핑은 AI에 대해 궁금한 사항을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AI상황실장(차관보)으로부터 직접 들어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1. AI는 왜 생기는 건가요? 언론 등을 보면 철새가 전파한다는데 그게 사실인가요?

AI(Avian Influenza), 즉 조류인플루엔자는 닭·칠면조·오리·철새 등 여러 종류의 조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입니다.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며 폐사율 등 바이러스의 병원성 정도에 따라 고병원성(HPAI)과 저병원성(LPAI)으로 구분됩니다.

이중 고병원성 AI는 전염성과 폐사율이 높아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AI는 국가 간에는 주로 감염된 철새의 배설물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또한 중국 동남아 등 HPAI 발생국으로부터 오염된 냉동 닭고기나 오리고기, 생계란 등에 의한 유입이나 해외방문자 등 사람에 의해 유입될 위험성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가금사육 농장 내 또는 농장 간에는 주로 오염된 먼지·물·분변 또는 사람의 의복이나 신발·차량·기구 및 장비·달걀껍데기 등에 묻어 전파됩니다.

2. 일반적인 감기도 공기로 전염이 되는데 AI도 공기전염 되는 것은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AI는 공기를 통해서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한의학회는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H5N8형), 사람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아>라는 27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유행 중인 조류인플루엔자가 인체 감염을 유발한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들은 가금류 농장 방문 자제, 가금류 접촉 금지, 개인위생관리 등을 철저히 해야 하며, 감염 및 전파의 억제를 위해서는 손씻기, 양치질, 기침 에티켓 준수 등의 일상생활에서의 기본적인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3. 그런데 중국 등에서는 AI에 감염돼 사망한 사람이 있다는데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AI도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은 아닌가요? 어떻게 하면 AI 감염을 막을 수 있나요?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H7N9형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우리나라에서 현재 발생한 H5N8형 바이러스는 서로 혈청형이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입니다.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H5N8형 바이러스에 인체가 감염된 사례는 없으며, 질병관리본부·대한의학회 등 인체 관련 분야 기관·단체에서도 “현재 유행 중인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H5N8)가 인체 감염을 유발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의 경우 고병원성 AI 방역조치를 통해 발생농장을 엄격히 통제하고, 감염가축 및 오염물에 대한 매몰폐기소독 등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지 않게 차단하므로 오염된 깃털, 분변 등에 접촉기회가 없기 때문에 인체감염 위험성은 매우 낮습니다.

때문에 일상생활에서의 기본적인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준원 농식품부 AI상황실장이 AI 발생원인과 방역대책, 닭·오리 섭취 시 안전여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준원 농식품부 AI상황실장이 AI 발생원인과 방역대책, 닭·오리 섭취 시 안전여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4. AI에 걸린 오리, 닭은 어떻게 확인 할 수 있나요? 또한 AI 바이러스 검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우선 농가 및 방역요원의 예찰단계에서는 다음 임상증상에 유의해 AI 의심여부를 확인합니다.
닭의 경우는 병원성에 따라 증상이 경미한 것부터 갑작스럽게 죽는 것까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사료섭취와 산란율이 감소되고, 벼슬이 파란 색깔을 띠며(청색증), 머리와 안면이 붓고 급격한 폐사율을 보입니다.

오리의 경우 종오리(씨오리)는 산란율 감소와 경미한 폐사가 있거나 사료섭취저하, 웅크림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조류 인플루엔자(HPAI) 진단은 먼저 현장에서 증상이 의심되면 간이 진단킷트로 검사를 하고, 의심축이 나타나면 폐사체와 분변 등의 시료를 실험실로 보내게 됩니다.

실험실에서는 부검 및 병리검사, 종란접종, 유전자검사(PCR) 및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한 고병원성 여부 확인의 과정을 거쳐 최종 진단됩니다.

5. AI에 걸린 오리, 닭은 어떻게 처리되나요? 살처분해서 땅에 묻어도 문제가 없을까요?

- AI에 감염된 오리와 닭은 다량의 바이러스를 분변 등을 통해 배출하기 때문에 살처분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이때 살처분은 동물에게 스트레스(고통)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예, CO₂가스이용 등)을 활용하고 있으며, 또한 매몰시에도 FRP 등 액비 대형 저장조, 간이 FRP, 랜더링, 소각 등 친환경적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몰 후에도 관할 지자체에서 해당 매몰지 주변의 환경오염방지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책임관리자(담당공무원)를 지정·운영하고 KAHIS(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에도 등록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6. 살처분된 오리, 닭 농가에 대해서는 어떤 지원이 있나요?

- AI 감염이 발견된 농가에 대해 최종확진이 내려질 경우 살처분된 오리·알 가축평가액의 80%를 정부가 보상합니다.

또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이 이뤄진 뒤 AI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살처분한 가축평가액의 전액을 보상하게 됩니다.

살처분에 따른 보상금지급은 신고시점, 발병시점, 이동제한 및 소독조치 이행여부 등을 고려해 지급되며 필요한 경우 관련법령에 따라 ‘생계안정자금’도 지원될 수 있습니다.

7. AI가 발생하며 가금류 소비를 꺼리는 경향이 보입니다. 요즘 오리고기, 닭고기, 계란 등을 안심하고 먹어도 정말 이상이 없나요?

- 고병원성 AI가 발생된 농장과 발생 위험성이 높은 지역 내(3km 이내)에서 사육되는 닭·오리 뿐만 아니라 종란과 식용란 까지도 이동이 엄격하게 통제된 상태에서 살처분·매몰 또는 폐기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또한 AI에 걸린 닭들은 털이 빠지지 않고 검붉게 굳어지면서 죽기 때문에 시장 출하가 불가능합니다. 정상적인 닭고기는 도축과정에서 피를 빼내기 때문에 붉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닭·오리고기나 계란 등은 안전하므로 마음 놓고 소비하셔도 됩니다.

AI 여파로 오리와 닭 등 가금류 농가가 어려움 겪는 가운데 전북도 직원들이 27일 도청 구내식당에서 오리농가를 돕기위한 오리시식 행사를 가졌다. 김완주 도지사와 심덕섭 행정부지사 등이 반찬으로 나온 오리주물럭을 자신의 식기에 담고 있다.(사진=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AI 여파로 오리와 닭 등 가금류 농가가 어려움 겪는 가운데 전북도 직원들이 27일 도청 구내식당에서 오리농가를 돕기위한 오리시식 행사를 가졌다.

김완주 도지사와 심덕섭 행정부지사 등이 반찬으로 나온 오리주물럭을 자신의 식기에 담고 있다. 


만에 하나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오염됐다 하더라도 70℃ 30분, 75℃ 5분간 열처리시 바이러스가 모두 사멸되므로 끓여먹으면 절대적으로 안전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식량농업기구(FAO) 등에서도 익힌 닭고기, 오리고기 및 계란 섭취로 인한 전염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결론내린 바 있습니다.

현재 인체감염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베트남이나 태국, 홍콩의 예에서도 닭고기나 오리고기 또는 계란을 먹어서 감염된 경우는 없었습니다.

사람이 섭취하였을 경우에는 위장 내에서 분비되는 강한 위산에 의하여 바이러스가 쉽게 사멸되기 때문입니다.

8. AI가 점점 확산되는 분위기인데 현재까지 AI 발생 현황은 어떻습니까? 설 명절도 얼마 안 남았는데 우리나라 전체로 퍼지는 건 아닌가요?

- 지난 16일 전북 고창 종오리농장에서 최초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이래 27일 충북 진천 종오리 농장에서 의심축 신고가 접수돼 모두 11건의 의심신고가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6건이 양성으로 확진됐습니다. 또한 최초 발생지 인근인 전북 고창의 동림저수지, 금강하구, 당진 삽교호 그리고 시화호의 검사시료(야생조류 사체)에서도 H5N8 바이러스가 검출돼 야생철새에 대한 방역대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고병원성 AI의 발생원인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전국으로의 확산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로서는 철저한 방역으로 발생지역을 최소화 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고 이를 위해 정부는 지자체, 축산 관계자들과 힘을 모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동 통제와 소독 그리고 긴급 방역조치가 신속하고 철저하게 이루어진다면 전국 확산 가능성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9. AI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 방역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미리 백신주사를 놓아서 예방하는 방법은 없나요?

- AI와 같이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질병은 백신접종을 통한 예방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이번에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같은 경우 144가지의 다양한 혈청형이 존재하고 바이러스 자체의 변이가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백신접종으로는 예방에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과거 네 차례 발생한 H5N1형 바이러스 대응백신을 접종했는데 이번처럼 H5N8형 AI가 발생한다면 백신이 제대로 작동할 수가 없으며 그렇다고 모든 항원을 백신에 다 넣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금사육 농가에서는 농장 출입통제를 강화하고 출입자 및 출입차량과 계사 내외부를 매일 소독하는 등 차단방역을 열심히 하면서 발생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지역 농장 관계자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 수단입니다.

10. 우리나라에 철새가 매년 오는데 그렇다면 해마다 이렇게 AI 방역을 해야 하는 건가요? 근본적인 방법은 없을까요?

- 야생철새에 의한 AI 발생가능성이 항상 강조되고 있고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네 차례의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당시에도 ‘역학조사위원회’의 최종결론에서 ‘철새’를 가장 유력한 발생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방역대책은 사람을 통한 해외 유입 차단과 함께 ‘철새’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져 왔으며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조류인플루엔자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해 방역 및 예찰활동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결국 AI를 막기 위해서는 철새 분변을 포함한 외부 위험요인과 가금 농장을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 바이러스의 전파는 결국 접촉에 의한 것이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농가 단위에서 소독 및 통제’이며 이것을 철저히 준수하면 농장으로의 AI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11. 끝으로 외국에서도 AI가 발생하고 있다는데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방역을 하고 있나요?

- 선진국의 경우도 우리나라와 같이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방역대를 설치하고 발생농가에 대해 적극적인 살처분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네 차례의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를 겪으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긴급행동지침(SOP)을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첨단 IT 기술을 활용해 농가를 출입하는 모든 축산관련차량에 대해 GPS 위치추적장치를 부착, 차량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방역조치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가축방역 수준은 세계 일류 수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중앙뉴스 / 신영수 기자 / youngsu49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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