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들에게 인기몰이했던 초코파이가 이산가족의 선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박운형(93·경북 경산시) 할아버지는 북쪽에 두고온 큰딸에게 줄 선물로 초코파이를 두 박스나 준비했다.

박 할아버지를 모시고 상봉에 참가하는 아들 박철씨는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성공단에서 초코파이를 좋아한다고 해서 많이 준비했다"며 "주변 분들과 나눠 잡수시라고 많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상봉하려던 아들이 사망해 손자를 만나게 되는 백관수(90) 할아버지도 초코파이를 선물로 준비했다.

백 할아버지는 "서른 살인 손자가 좋아할 것 같아서 초코파이를 준비했다"며 "나만 남한에서 편하게 산 것 같아 손자에게 미안하고 원망의 눈으로 볼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북쪽에서 여동생을 만나는 한창호(80) 할아버지도 선물 짐을 2개나 준비하면서 초코파이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초코파이와 더불어 의류와 의약품은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선물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산가족들은 날씨가 추운 겨울철이어서 내복과 오리털 점퍼 등 북쪽의 가족들이 추위를 이길 수 있는 선물도 챙겼다.

북쪽에 있는 큰아들을 만나는 조기덕(92) 할아버지는 "말도 못하게 기쁘다"며 오리털 점퍼와 내의, 치약, 비누 등 생필품을 주로 사들여 커다란 가방 2개에 가득히 채웠다.

북쪽의 누나와 동생을 만나려다 조카만 만나게 되는 나복섭(80) 할아버지도 "지난 추석 상봉을 취소했을 때부터 위태위태했고 올 초에도 긴가민가했는데 드디어 가는구나 생각이 들었다"며 점퍼와 양말, 속옷, 의약품, 영양제, 생활용품을 선물로 챙겼다고 소개했다.

이와 더불어 이산가족들은 북쪽의 가족에게 현금도 많이 전달하고 있는데 정부와 대한적십자사는 전달할 수 있는 현금의 규모를 1천 달러로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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