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겹치면서 지난해 신용카드사들의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2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연초에 발생한 3개 신용카드사들의 정보유출 파문과 영업정지 등으로 인해 신용카드업계가 더욱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출범한 우리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지난해 누적 순익은 1조7천33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의 2조2천23억원에 비해 21.3% 감소한 것이다.

신한카드는 이 기간 순익이 7천418억원에서 6천581억원으로 11.3%, 현대카드는 1천913억원에서 1천600억원으로 16.4% 각각 줄었다.

삼성카드도 7천499억원에서 2천732억원으로 63.6%, 롯데카드도 1천624억원에서 1천500억원으로 7.6% 각각 감소했다.

삼성카드의 경우 2012년 에버랜드 주식 매각 이익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당기순익 2천992억원과 비교하면 지난해 순익은 7.6% 감소한 것이다.

이들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프로모션 축소 등 다각적인 비용절감 노력을 통해 수수료 감소의 영향을 최소화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국민카드의 순익은 2천907억원에서 3천844억원으로 32.2%, 비씨카드는 958억원에서 1천38억원으로 8.3% 각각 증가했다.

국민카드의 경우 지난해 대손상각 기준을 3개월 이상 연체에서 다른 카드사처럼 6개월 이상 연체로 변경한데다 국민행복기금 매각 이익 등 일시적 요인에 따라 순익이 크게 늘었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제휴 은행이 19개에서 23개로 4개 늘어난 것이 순익 증가로 이어졌다.

하나SK카드의 경우 2012년에는 주력카드인 클럽SK카드 개발 및 마케팅비용 급증으로 29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35억원의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해 4월 우리은행에서 분사해 독립한 우리카드는 480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카드사들의 순익 감소는 2012년 9월 실시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사들의 주요 수입원인 카드론, 현금서비스 금리 인하, 카드론 취급 조건 강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경기 개선 조짐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은 점도 악재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평균소비성향은 73.4%로 전년도 74.1%에 비해 0.7% 포인트 하락했다.

평균소비성향은 가계의 씀씀이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런 수치는 통계가 산출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문제는 올해 상황이 더욱 나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올초에 발생한 국민, 롯데, 농협카드의 고객정보 유출사건이다.

특히 이들 3개사는 지난 17일부터 3개월간 영업정지에 들어갔다.

이들 3사는 3개월 영업정지만으로도 영업수익에서 1천억원 안팎의 손실을 볼 것으로 자체적으로 예상했다.

국민카드는 445억7천만원, 롯데카드는 289억5천만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했다.

농협카드의 손실도 롯데카드와 비슷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들 카드사의 영업정지 등에 따라 다른 카드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카드사에 대한 국민의 이미지를 지수화한 브랜드지수(BMSI) 조사 결과, 정보유출 사태 이후 이들 카드사 뿐 아니라 다른 카드사들의 이미지도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떨어진 상황이어서 전반적인 카드 고객 이탈이나 총 카드 사용 실적 자체가 줄어들 수도 있다"며 "참으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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