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과 카카오 플랫폼 매개로 현금거래 추진중"

카카오 이석우 공동 대표가 전세계 이동통신사에 "새로운 공유가치 창출을 위해 모두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서 이 대표는 카카오톡이 국내 대표 메신저 서비스로 발돋움할 수 있던 것은 '새로운 가치 창조를 통해 혁신을 이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이같이 제안했다.

상생과 협력을 통한 가치창조에서 혁신이 탄생하는데 모바일 서비스업체와 통신업계가 협력한다면 더 큰 혁신이 가능하다는 맥락에서 나온 얘기다.

이 대표는 MWC의 주최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의 초대로 올해 행사에 참가했다.

전세계 이통사가 주축이 돼 개최하는 MWC의 기조연설자로 국내 모바일 서비스업체 대표가 참가하기는 처음이다.

이통사들은 최근까지도 자신들이 수조원을 투자해 만든 네트워크에 모바일 서비스 업체들이 무임승차한다는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카카오도 무료인터넷음성통화(m-VoIP) 서비스 도입 직후 국내 이통사와 망 중립성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모바일, 방해받다: 현 체제의 도전'(Mobile, Disrupted: Challenging the State of Play)을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카카오의 성공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카카오는 일반 기업과 달리 '무엇을 팔까'가 아닌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까'를 고민했다"며 "새로운 가치 창조는 사용자, 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이뤄져야 하며 앞으로도 이러한 구조의 비즈니스 모델이 계속 각광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톡이 이런 고민 끝에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 93%가 사용하는 기본 앱으로 자리 잡았고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 높은 사용률을 발판삼아 강력한 소셜그래프를 구축, 세계 최초로 유의미한 수익을 창출하는 모바일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카카오 게임하기의 경우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며 카카오와 게임 개발자들이 모두 수익을 거두는 진정한 의미의 '상생'을 실현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이러한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혁신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콘텐츠 다양화 차원에서 금융결제원, 16개 시중은행과 카카오 플랫폼을 매개체로 현금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서비스가 현실화되면 카카오톡 가입자들이 음악, 게임, 전자책, 선물을 공유하듯 계좌번호 없이도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카카오가 금융권과 손을 잡은 것처럼 모바일업계, 비모바일업계의 구분없이 모두가 함께할 때 비로소 모바일 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다며 특히 스마트폰 혁명기의 진입단계인 현 시점에 통신사와 모바일서비스업체, 단말기 제조사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업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통신사와 모바일 서비스업체, 단말기 제조사가 상호의존적인 구조"라며 "모바일 서비스업체를 '방해'가 아닌 '혁신'으로 받아들여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방해와 혁신은 상반되는 개념이 아니다. 방해가 없다면 변화가 나타날 수 없으며 혁신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 서비스 사업자와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자 할 때 비로소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가족이 다함께 과일을 따는 모습을 담은 화가 이중섭의 작품 '과수원의 가족과 아이들'을 통신사와 모바일서비스업체에 빗대어 표현하며 기조연설을 마무리했다.

그는 "우리가 사랑하는 가족처럼 지내자는 의미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협업해 모두를 위한 가치를 창조한다면 이 업계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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