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도 버거운데 철수까지.. 박원순 서울 시장 재선에 빨간불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국민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서울은 작금(昨今)의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자 상징성 있는 곳이란 논리로 다가온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번 6.4 지방선거에 임하는 야권 전체도 이와같은 논리는 성립한다고 할수 있다. 서울의 선거 결과가 지방선거의 전체 판세를 좌우하는 만큼, 서울시장 선거는 그 상징성과 파괴력을 감안한다면 분명 야권에 승리가 절실한 곳이기 때문이다.

6·4지방선거가 겉으로는 평온한 것 같이 보이나 그 뒷면에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의 기싸움이 생각외로 치열하다.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다수가 이번 지방선거 출마를 앞두고 있다는 것은 과거 MB의 영광을 노리는 정치거물들의 물밑 경쟁이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런 분위기를 바라보는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2017년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말이 조심스럽게 나오기도 하는 이유다.

대권을 꿈꾸는 여야 잠룡들은 이번 지방선거가 자신들의 당내 입지를 확고하게 하고 차기 대선 주자라는 확실한 인식을 심어줄 기회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혹여 선거에 패배 할 경우 자신들에게 닥쳐올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결과에 따라 여야 잠룡들의 명암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최대 승부처는 물론 서울이다. 여야 모두 아직 교통정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현 시장의 대항마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새누리당 에선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선 정 의원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여권 차기 대권 주자 1순위도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정 의원과 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큰 김황식 전 총리는 대권 주자군에서는 다소 멀어져 있지만 예상을 뒤업고 서울시장이 된다면 여권 내 유일한 호남 출신이라는 높은점수를 받게돼 차기 대권 주자가 될 가능성도 점처진다.

서울 시장은 단순한 광역 단체장의 수준을 넘어선다고 볼수있다. 서울 시장이라는 정치적 무게감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은 곧바로 대선 후보라는 공식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과거 서울시장을 역임했던 잠룡들은 대부분 대선주자로 자연스럽게 언급됐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대선후보에 이어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

박원순 시장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지지률은 아직까지 크게 떨어지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안철수 신당의 참여로 지지률에 대한 분위기는 시시각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2006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 당선 때처럼’신바람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정몽준, 김황식, 이혜훈 트리플 경선으로 흥행몰이 하면 분위기 반전이 어렵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새누리당과는 달리 재선을 노리는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직까지는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다.

최근에 나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매우 낙관적이다.박원순 시장은 당내에서는 경쟁자조차 없고, 여당인 새누리당 후보들과의 가상대결에서도 무난히 승리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의 결과만 놓고 본다면 새누리당은 좌불안석(坐不安席)일수 밖에 없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전혀 긴장감이 안보인다. 오히려 서울시장의 색깔을 바꿀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보이고 있다. 이유는 이번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잠룡들에게서 그 해답을 찿을수 있다.그만큼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 나설 후보들의 면면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먼저 정몽준 의원은 7선으로 서청원 의원과 함께 현역 최다선 의원이다. 중도 포기했지만 2002년 대선에도 출마한 경험도 있고 많은 국민들에게 지지도 받았다.

더욱이 전 세계에서 존경받는 스포츠계의 거목이다. 무엇보다 2002한·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은 정 의원만이 갖고있는 빛나는 이력이다.

정 의원에 맞서는 김황식 전 총리도 이력을 따진다면 결코 어느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않는다. 대법관과 감사원장, 총리를 역임한 거물이다.

두 후보에 비해 다소 중량감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이혜훈 최고위원 역시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여성 경제통인 여장부다. 따라서 세 후보의 경선은 누가 새누리당의 후보가 되든 상관없이 이미 흥행을 전제로 하고있다는 것이 벌써부터 지방 선거판을 뜨겁게 달구는 충분 조건으로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새누리당내 트리플 경선판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혜훈 최고위원만 2월 11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을 뿐이다. 하지만 정 의원과 김 전 총리도 경선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결과적으로 출마선언만 남겨둔 분위기다. 정 의원과 김 전 총리간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는 여론 조사가 흥미를 끈다.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적합도를 보면 3자대결에서 정 의원이 31.9%로 26.3%에 그친 김 전 총리를 앞섰으나 양자대결에서는 김 전 총리가 38.3%로 정 의원(35.6%)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새누리당은 박원순 현 시장에 대한 지지도의 열세를 경선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흔들려고 하고 있다. 유권자들이 경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새누리당의 노림수가 성공할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분위기는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나름 적중하고 있는 듯 보인다. 새누리당은 뭔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싸움이 다 끝난 것처럼 조용한 민주당과 대비될 정도다. 민주당이 활기가 없어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새누리당의 흥행몰이와는 달리 민주당은 화끈하게 불을 붙일만한 흥행요소가 없다.박원순 시장에 대항마가 될 수 있는 박영선·이인영 의원 등이 출마를 이미 포기하면서 경선판 자체가 무산되버려 유권자들에게 보여줄 것이 없다. 오히려 박 시장 측에선 민주당이 나서면 선거에서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당이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는것이 도와주는 것이라는 얘기다. 박 시장 쪽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은 자신의 강점으로 드러난 인물론으로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생각이다.

이제“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도와주지 않는 것이 결국 박 시장을 도와주는 것”이다. 최근 민주당내 집안 사정을 들여다 보면 박 시장 측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민주당에서는 지방선거 이슈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한 특검제 도입과 박근혜 심판론을 제기하자는 문제를 놓고 의원들간 상반된 의견으로 티격태격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박근혜 정부 심판론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에는 무리다. 따라서 이번 지방 선거는 철저하게 지역 이슈와 인물론으로 가야 한다고 보는 이유다.

야권에서는 6.4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의 유일한 견제세력이라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강하게 인식시켜 줘야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민주당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이번 지방선거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박빙의 승부를 그나마 기대할수 있다. 민주당이 보수층을 끌어안을 전략보다는 확실하게 진보층만이라도 잡는다는 냉철한 판단을 내리고 버릴것은 과감히 버리고 챙길것은 끝까지 챙긴다는 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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