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11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에 선임된 임원 114명을 수록한 이른바 '공공기관 친박 인명사전 1집(친박 인명사전)'을 펴냈다.

당 전략홍보본부장을 지낸 민 의원이 공개한 '친박인사' 명단을 보면 지난해부터 임명된 87개 공공기관 인사 중 새누리당 출신이 55명(48.2%)으로 가장 많았고 대선캠프 출신이 40명, 대선지지 활동 단체 출신이 32명(중복 포함) 등 순이었다.

또 최근 공공기관 인사에서 '낙하산·회전문 인사' 논란 등을 일으킨 인물들이 대거 포함됐다.

서울경찰청장 재직 중 '용산참사' 철거민 농성 진압을 지휘한 전력으로 논란이 된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임원 자리를 약속받고 지난해 10월 화성갑 보궐선거 출마를 포기했다는 의혹을 받은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야권 인사들을 비방하는 트위터 글로 논란을 빚은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 여당 지도부를 만나 자신의 과거 지역구 당협위원장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받은 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도 포함됐다.

청와대 대변인에서 물러나 자리를 옮긴 김행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 선대위 유세본부장을 지낸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도 이름을 올렸다.

A4용지 35쪽 분량의 소책자 형태로 발간된 사전에는 '친박인사'로 지명된 이들의 이름이 한 페이지당 대여섯 명씩 나열돼 있고 학력과 주요 경력 등이 소개됐다.

민 의원은 머리말에서 "기관장, 감사, 이사에 머물렀던 '낙하산 인사'가 사외이사로까지 범주를 넓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친박 인사들의 규모와 실체가 '친박 인명사전' 2집, 3집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권에선 모호한 기준의 실체 없는 '낙인찍기'라고 반발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명단에는 친박이 아니라 친이(친이명박)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됐는데 이것만 해도 민주당이 얼마나 허위로 급조된 '맹탕 사전'을 내놨는지 가늠할 수 있다"며 "능력을 갖춘 분, 업무 연관성이 있는 분들을 낙하산이라고 매도하는 건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언론의 '낙하산 인사' 비판에 "국정에 큰 지장 없이 할 테니 (낙하산 인사) 그거 하나는 봐 달라"고 말했던 것을 상기시키며 "민주당이 참여정부의 낙하산 인사 실태를 잊은 건 아닌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함진규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참여정부는 2004년 17대 총선과 2006년 5·31 지방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인사들, 공천 탈락 인사들을 전문성은 전혀 고려 않고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로 대거 배치했다"며 참여정부 당시 공공기관 등에 임명됐던 '노무현 정부 낙하산 인사 149명 명단'을 배포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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