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을 감시해야 할 금융감독원 간부가 KT ENS 관련 사상 최대 대출사기 사건 핵심 용의자의 도피를 도운 것으로 밝혀졌다.

카드 3사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드러나 "외부 유출은 결코 없다"던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정치권의 사퇴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 직원이 대출 사기에 직접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도덕성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9일 KT ENS 협력업체의 사기 대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금감원 김모(50) 팀장이 핵심 용의자인 엔에스쏘울 전모(49)씨에게 금감원의 조사내용을 알려주고 해외로 달아나도록 도와준 혐의를 잡고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금감원이 조사에 착수한 지난 1월 29일 서 대표 등 협력업체 대표들과 통화하며 조사 내용을 알려주고 이틀 뒤에는 직접 강남의 한 식당에서 만나 협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팀장은 서 대표가 2008년 230억원을 들여 구입한 경기도 시흥 농원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김 팀장은 1억원을 투자했다가 1주일 뒤 회수했지만 지분은 여전히 갖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금감원은 내부 감찰 결과 김 팀장이 해외 골프 접대를 받고 수억원에 이르는 금품을 받아 챙긴 사실이 드러나 최근 그를 직위해제하고 수사 의뢰했다.

금감원 직원이 내부 조사 내용을 용의자에게 알려주고 도피를 도와주는 등의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금감원 직원들의 도덕성과 신뢰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앙뉴스 / 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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