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장 일자리 뺏은 서울도시가스 '갑'의횡포



갑의횡포가 해를 넘겨도 여전히 곳곳에서 일고있다. 특히 이번에는 서울시와 경기도 일부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서울도시가스(회장 김영민)가 우월적인 갑(甲)의 지위를 이용해 개인사업자인 56개소의 고객센터를 19개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약 73%의 기존 고객센터 소장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갑질의 논란이 일고있다.

서울도시가스고객센터를 중심으로 일어난 이번 ‘갑의 횡포’ 논란은 일자리를 빼앗은 것은 물론“서울도시가스가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까지 저지르고 있다”는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경영 일선에 복귀한 김영민 서울도시가스그룹 회장의 경영 능력도 도마위에 올랐다.

서울의 도시가스 94%를 공급하는 서울도시가스는 엄청난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김 회장이 교육사업, 목재가공사업 등에 과욕을 부리다 사면초가에 빠졌음에도 서울도시가스 측은 태연한 모습이다. 

또한 서울도시가스는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반강제적으로 2006년부터 경비절감·용역업무 추가제공·용역비 인상 등을 이유로 고객센터 3~4곳을 묶어 통합법인화 하는 과정에서 73% 가량이 정년과 권고사직 등의 이유로 고객센터장의 일자리를 빼앗았다.

3곳의 고객센터 통합을 기준으로 자본금 5억원 중 서울도시가스가 40%의 지분율인 2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3명이 각각 1억원(지분율 20%)씩 출자하도록 해 서울도시가스가 통합법인 최대주주가 되는 방법을 이용했다.서울도시가스 고객센터는 1983년부터 도시가스 지역 대행업소로 가스사용량 검침·고지서송달·안전점검· 체납요금수납·가스밸브 및 계량기교체 등의 업무를 해오던 개인사업자다.

고객센터는 서울도시가스와 도시가스공급 관리 위탁계약을 맺어 사업을 영위해 왔기 때문에 서울도시가스의 자본을 끌어들여 법인을 설립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서울의 한 고객센터장은 “기존 고객센터는 수십년간 가스관련 사업에 종사한 경력과 기술과 사무실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굳이 서울도시가스와 함께 자본을 출자해 통합 법인을 만들어 운영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고객센터는 도시가스공급 위탁업무를 대행하는 ‘을’의 입장이다 보니 서울도시가스에 저항할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서울도시가스는 2007년 서부지사 산하 고객센터인 서부4, 서부5, 서부8 등 3곳을 유광에너지(주)로, 남부1, 남부4, 남부5, 남부8 등을 (주)해피그린서비스로, 남부11, 남부13, 남부15를 서경에너지서비스(주)로 통합했다.또한 중부지사 산하 중부3와 중부6를 서현이엔지(주)로 통합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2010년에는 모든 곳을 통합해 4개지사(서부·남부·강부·경기) 19개의 통합 고객센터 체제를 구축했다. 

현재 고객센터 통합법인 대표에는 서경욱 서경에너지 대표, 박세일 남부도시가스이엔지 대표, 탁윤기 용산도시가스이엔지 대표, 박병택 서현이엔지 대표, 김동춘 강북도시가스이엔지 대표, 유장근 일산도시가스이엔지 대표 등 서울도시가스 본사에서 부장을 하던 사람들이 내려와 대표를 맡고 있어 이곳역시 낙하산 인사로 대부분 채워져 있다.

이런 갑의 횡포에 2009년까지 통합 고객센터에 동의하지 않고 끝까지 버텼던 남부지사 남부2(반포본동, 반포2~4동, 방배본동, 잠원동 일부) 고객센터 이청복 대표는 “통합 법인을 만들지 않았다면 고객센터 소장들은 지금도 일자리를 잃지 않고 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수십년간 일해왔던 삶의 터전을 빼앗긴 것이나 다름없다”고 분개했다.

서울도시가스 갑질의 횡포에 공정거래위원회도 고객센터장들의 신고를 받아 ▲고객센터에게 체납금의 대납을 강요하고 고객센터가 대납한 가스요금 중 미회수된 체납금을 부담토록 한 행위 ▲고객센터의 관할구역을 일방적으로 조정한 행위 ▲고객센터에게 올리브오일 및 케이크의 구입을 강제한 행위 ▲상·하수도 검침용역 입찰시 입찰가를 지정해준 행위 등에 대해 위반 사실이 있다고 판단하고 심의 안건으로 상정한 상태다.

'중앙뉴스'는 서울도시가스 관계자에게 사실확인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도시가스 본사에 전화를 여러번 시도 했으나 고객센터 전화번호만 연결되고, 그것마져도 어느 누구와의 통화도 할 수가 없었다.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민원을 접수하기란 정말 어려워 보였다. 가장 시민에게 가까이 있고 언제든지 불편사항을 신고하려해도 상담원 연결이 안되는 서울도시가스의 민원 업무에 솔직히 화가난다.

한편 서울지역 도시가스공급회사인 코원과 대륜의 고객센터 대표들도 뚜렷한 이유없이 위탁계약을 맺지 못하고 거리로 쫓겨났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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