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장벽 유적 방문…DMZ-그뤼네스반트 사진전 관람

독일 국빈방문 사흘째인 박근혜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독일 통일과 자유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 유적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를 방문하고 ‘DMZ-그뤼네스반트 사진전’을 관람했다.



독일 방문 기간 계속되는 통일행보의 일환이다.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 베를린 중심부에 남아있던 1.3Km 길이의 장벽에 세계 21개국 118명 작가의 벽화를 설치한 야외 전시관이다. 과거 독일인들에게는 분단의 비극으로 인한 아픔의 장소였으나 통일 후에는 환희와 긍지의 장소로 변한 곳이다.



박 대통령은 카니 알라비 이스트사이드 갤러리예술협회장의 안내로 20m 가량 장벽을 따라가며 벽화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벽화를 설명하던 알라비 협회장이 “DMZ를 5번 방문했다. 이곳처럼 한국의 DMZ에서도 전시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그런 날이 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바로 옆 광장에서 국립현대미술관과 경기관광공사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DMZ-그뤼네스반트 사진전: 경계를 넘어’를 관람했다.

‘그뤼네스반트(Grünes Band)’는 구 동서독 간의 접경지대를 가리키는 말로써 우리의 DMZ와 같은 역할을 하던 지역이다. 현재는 과거 분단의 상처를 극복해 전역이 생태공원으로 복원돼 있다.

 

이번 사진전은 DMZ와 그뤼네스반트 지역을 소재로 한 다양한 사진들을 비교 전시, 같은 분단의 역사를 겪어온 독일의 사례를 통해 우리의 통일에 대한 의지와 비전을 되새겨보기 위해 마련됐다.

분단의 경험을 공유했지만 우리보다 앞서 통일을 이룬 독일의 통일과 자유를 상징하는 장소에서 개최된 이번 전시는 한반도의 평화 염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여러 작가들이 실제 DMZ의 철조망에 설치했던 작품들과 강익중 작가의 ‘꿈의 다리’ 프로젝트는 관람객들에게 통일의 희망을 되새기게 해준다.

또한 동서독을 갈랐던 그뤼네스반트의 사진들은 우리의 DMZ도 언젠가는 이 같은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간직하게 해준다.



이번 전시는 이처럼 DMZ가 더 이상 대립과 분리의 공간이 아니라 통일과 공존의 공간으로 변해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전시장에 설치된 박기원 작가의 작품 ‘플래쉬 월’에는 독일, 영국, 멕시코, 중국, 아랍 등 다양한 국가의 방문객들이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를 염원하며 남긴 메시지가 적힌 80여 개의 소망엽서들이 장식돼 있다.



박 대통령은 관람을 마친 뒤 “분단의 아픔을 씻고 통일과 자유의 상징이 된 장소에서 우리 DMZ 전시가 열리게 된 것이 참으로 뜻 깊게 여겨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러 작가들의 작품과 그뤼네스반트의 사진을 보면서 우리 DMZ도 언젠가 평화의 상징으로 바뀌는 그런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갖게 된다”며 “한국의 DMZ도 그러한 장소로 바뀌도록 앞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번 전시회 방문은 분단의 아픔과 고통을 극복하고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를 이룩함으로써 우리의 DMZ도 독일의 그뤼네스반트와 같은 새로운 통일 시대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뉴스 / 신영수 기자 / youngsu49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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