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이후 10개월간 법안 처리 실적이 전무(全無)해 '식물 상임위'로 불렸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30일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고 120여건 법률안을 2시간 만에 처리했다.

미방위는 지난 2월 이후 위헌(違憲) 논란을 빚었던 방송법 개정안의 '민영방송사에 노사 동수(同數) 편성위원회 설치' 조항을 두고 여야(與野)가 맞서면서 파행을 계속해왔다.

새정치민주연합이 29일 편성위 설치 주장을 포기하기로 당론(黨論)을 정하면서 이날 연계돼 있던 법안이 한꺼번에 처리됐다.

이날 미방위 전체회의에서는 그동안의 법안 처리 지연을 반성하는 발언이 잇따랐다.

새정치연합 전병헌 원내대표는 "전반기 국회를 마무리 짓는 시점에 계속 '불량 상임위'로 남아있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소속 한선교 미방위원장은 "미방위가 제대로 굴러가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저에게 있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최민희 의원은 "미방위가 최악의 상임위로 지목되면서 비난을 받다가 마지막에 몰려서 이렇게 법안을 처리하게 된 것에 대해 저부터 반성한다"고 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원자력 방재·방호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민생 관련 법안이 통과됐다.

방송통신위원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처리됐다.

이로써 현행법에 따른 법제처 유권 해석으로 자격 논란이 일었던 야당 추천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 후보자가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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