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윤지현 기자]  KBS 양대 노조가 29일 길환영 사장 퇴진을 압박하며 첫 공동 파업을 시작해 방송 파행이 심화되자 사측은 불법파업에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KBS 양대 노조 공동 파업 출정식'에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KBS 노동조합(1노조)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5시부터 일손을 놓은 데 이어 오후 KBS신관에서 공동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두 노조의 공동 파업은 1노조와 노선을 달리하겠다는 기자와 PD 중심으로 결성된 새노조가 2010년 3월 공식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1노조는 기술과 경영직 중심이다.

사측은 이날 오전 '노조 불법파업에 대한 회사 입장'을 배포하고 "이번 파업은 근로조건과 무관한 사장퇴진을 목적으로 한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고 규정했다.

사측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타협과 관용이 없음을 명확히 선언한다"면서 "사규위반에 따른 징계책임과 불법행위에 따른 민·형사사상 책임을 엄격히 적용할 것임을 다시 밝힌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노동조합은 노조법과 단체협약이 보장하는 제도의 틀 안에서 이성을 가지고 KBS 발전과 미래를 논의해달라"고 촉구했다.

KBS 기자협회와 전국기자협회 제작거부가 열흘 넘게 계속되는 데다 구성원 80%가 속한 두 노조의 파업으로 보도부문 파행이 더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TV 뉴스 프로그램들은 앵커가 모두 바뀐 채 단신 위주로 단축 방송됐고 라디오 뉴스 프로그램도 단축 편성됐다.

현재 아나운서들중 노조 소속 80여명 전원이 파업에 동참하고 부장과 팀장 등 10명이 업무를 보면서 뉴스 앵커 배정에 혼란을 겪는 상황이라고 KBS 관계자는 전했다.

라디오 1FM 실황특집 중계방송 뉴재팬 필하모니 연주회 편성이 취소됐고 'FM 풍류마을' 등 불방된 일부 프로그램 대신 다른 프로그램이 재방됐다고 새노조측은 전했다.

드라마에서는 자체 제작물을 중심으로 차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KBS는 자체 제작물인 1TV 저녁일일극 '고양이는 있다'의 다음달 3일 제작발표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개그콘서트'나 '1박2일' 등 대표 예능 프로그램도 담당 PD들이 노조에 소속된 상황에서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제작 여건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세월호 사고로 결방됐다가 6주만에 재개한 '개그콘서트'의 전날 녹화에는 다른 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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